-
삼성전자가 오는 9월 삼성페이 출시를 앞두고 북미에서 B2B(기업 간 거래)·엔터프라이즈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북미 시장의 심장격인 뉴욕에 글로벌마케팅센터를 신설하고 마케팅계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는 등 마케팅 조직을 재정비했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총괄법인은 최근 뉴욕 맨햍튼에 글로벌마케팅센터(COEㆍGlobal Marketing Center of Excellence)를 열고 북미 무선사업부를 이끌 마케팅 수장격인 CMO(Chief Marketing Officer)로 마크 매튜(Marc Mathieu) 유니레버 글로벌 마케팅부문 전 수석부사장을 내정했다. -
마크 매튜 CMO는 지난 16일부터 글로벌마케팅센터에서 업무를 시작했으며 모바일과 텔레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북미 마케팅을 총괄하게 된다.
글로벌마케팅센터 조직 규모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존 뉴저지 법인에 있던 마케팅 인력 중 B2B와 엔터프라이즈 마케팅을 전담했던 직원들 대다수가 뉴욕 오피스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마케팅센터는 기존 마케팅 조직이 뉴욕으로 근거지를 옮긴 것일 뿐 새로운 조직을 꾸린 것은 아니다"면서 "이 센터에서는 B2B와 엔터프라이즈, 광고를 담당해온 직원들이 서비스 지원, 현장 지원 등 고객 접점 마케팅 활동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마케팅센터의 첫 임무는 갤럭시S6·엣지를 통한 미국 법인폰 시장 공략과 삼성페이의 성공적인 북미 출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초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선보이며 글로벌 법인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삼성은 갤럭시S6 시리즈에 MS(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원노트·원드라이브)와 인터넷 음성·영화 서비스 스카이프(Skype)를 탑재하는 등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잡기 위해 기업용 솔루션을 탑재했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본부 부사장은 "갤럭시S6 시리즈는 기존 스마트폰 중 엔터프라이즈 기업용으로 쓰기 가장 적합한 스마트폰이라 자부한다"면서 "MDM(모바일 디바이스 매니지먼트), VPN(가상사설망), SSO(Single Sign On,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등 기업 서비스들을 수정없이 그대로 S6와 연동해 쓸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자체 보안 플랫폼인 '녹스(KNOX)'로 보안성이 확보된 업무용 공간(녹스 스페이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365(Office 365)도 제공한다. 또 블랙베리(BlackBerry), 에어워치(Airwatch), 굿(Good) 등 전세계 기업고객들이 사용하는 MDM 파트너사들과 대부분 이미 협력하고 있어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이 바로 도입할 수 있다. -
오는 9월 출시를 앞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구글 안드로이드 페이 등 글로벌 IT 거물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만큼 마케팅 경쟁도 그 어느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페이는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만을 지원하는 애플페이나 안드로이드페이와 달리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방식을 모두 쓸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비자, 마스터,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시티뱅크, 뱅크오브아메리카, 체이스 등 주요 카드회사들과 제휴해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삼성페이가 채용한 MST 방식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수정 없이도 미국 내 약 90% 매장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해 시장 선점이 유리한 상황이다. 모바일 결제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히는 보안 문제의 경우, 녹스로 삼성페이 앱 보안을 지킬뿐만 아니라 미국 내 은행들과 시스템을 연동해서 일회용 토큰 정보를 제공했을시 이를 유저가 갖고 있는 크레딧 정보로 맵핑 함으로써 결제를 승인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놨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경제 중심지 뉴욕은 삼성전자가 엔터프라이즈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삼성 글로벌마케팅센터의 수장으로 영입된 마크 매튜 CMO는 과거 코카콜라,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에서 십수년 간 마케팅을 이끌어 온 전문가인 만큼 그가 삼성에서 앞으로 어떠한 전략을 펼치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3월 중순께 세계 최대 기업 간 거래(B2B) 전시회 ‘세빗(CeBIT) 2015’에서 삼성전자의 첫 B2B 브랜드인 '삼성 비즈니스'를 공개하고 기업 대상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B2B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 모바일 결제업체 루프페이 등 다수의 B2B 업체들을 인수했으며 삼성의 강점인 B2C 사업에 B2B 업체의 기술을 적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