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핀테크' 챙기기... "시진핑 등 서열 1~3위 면담 유니온페이, CITIC그룹 만나"철통 보안 속 천문학적 고객데이터 신속처리 통한 편의성 검증 숙제도
  • ▲ 중국 지역별 모바일 결제 비중. ⓒ삼성전자
    ▲ 중국 지역별 모바일 결제 비중.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핀테크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13억 명의 인구 대국인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2013년 기준 80%를 넘어선 가운데, 전체 결제 수단 중 모바일 결제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세계 최대 핀테크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은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 텐센트가 주도하고 있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 '삼성페이'를 출시해 시장 주도권을 잡아나가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중국 내 권력서열 1·2·3위 인사인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잇따라 만나 삼성과 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중국 최대 증권사인 CITIC그룹의 창쩐밍 동사장,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UnionPay·은련카드) 거화용(葛華勇) 회장과도 만나는 등 직접 삼성페이를 챙기고 있다.

    중국에서의 성공이 삼성페이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중국은 세계 최대의 핀테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 ▲ 모바일 결제 사용자. ⓒ삼성전자
    ▲ 모바일 결제 사용자. ⓒ삼성전자


    실제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2354억 달러(한화 약 256조50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오는 2017년 7210억 달러(약 785조5000억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사용자 수 역시 2009년 7억242만 명에서 4.8배가량 늘어나 지난해 33억9840만 명을 넘어섰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 지역 사용자, 특히 중국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Chinadaily)'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결제율은 50%를 넘어섰다. 그 중에서도 남서부에 위치한 시짱자치구(西藏自治區)의 모바일 결제율은 62.2%에 이르며 50% 이상인 지역도 다섯 곳이나 된다.

    지난해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로 이뤄진 매출 총액은 전년도보다 50% 늘어나 8조 위안(약 1411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같은 해 한국 행정 예산 총액의 4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에 기인한다.

    금융 규제가 까다롭고 복잡한 중국 내 신용카드 소지자는 전체 국민의 8%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바일 결제는 중국에서 차세대 결제 수단으로 떠오르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하게 된 것이다.

    또 모바일 결제는 중국 내 만연한 온라인·모바일 쇼핑 사기를 방지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도 사용자가 더욱 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소비자의 모바일 쇼핑의 경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에 일정 금액을 미리 입금하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상품 구매를 신청한 뒤, 실제 물건을 받고 이상 유무를 확인 후 이상 없을 경우에 한해 구매액만큼의 돈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도록 승인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같은 과정을 거친 덕에 소비자들은 모바일 결제로 안심하고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 ▲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에 탑재된 삼성페이. ⓒ김수경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에 탑재된 삼성페이. ⓒ김수경 기자

     

    이같은 핀테크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를 감안해 삼성은 중국을 삼성페이 최초 출시국에 중국을 포함시켰다.

    당초 7월께 한국과 미국에서 먼저 선보인 뒤 출시국을 늘려 갈 예정이었으나 출시일을 9월로 연기하고 중국을 포함시킨 것이다.

    삼성페이는 '無 수수료 정책'을 내세우며 애플페이·구글 안드로이드 페이 등 글로벌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의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뿐만 아니라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방식을 모두 지원해 사용성을 극대화하고 자체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로 높은 안전성을 보장해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구글과 애플에 앞서 먼저 진출하는 삼성페이가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주도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면서 "현지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략과 기술력이 뒷받침 되기만 한다면, 삼성페이가 글로벌 핀테크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구 절반 가량인 6억명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사용중인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들의 금융 정보와 거래 정보 등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되, 보안 문제 또한 빈틈이 없어야 한다. 또한 사용의 편의성과 간편함도 보장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 삼성페이 서비스를 통한 수익모델 발굴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삼성은 장기적으로 모바일 결제에서 파생되는 광고 또는 기프트 카드 등의 신사업에서 수익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9월 출시를 앞둔 삼성페이의 목표는 오는 2020년까지 최소 1700만명 이상의 사용자 확보 목표를 제시하면서, 중국에서 어떠한 위치를 선점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현지 업체는 물론, 애플, 구글과의 한판 승부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 ▲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 3월 열린 MWC2015에서 삼성페이 결제를 직접 시연해 보였다. ⓒ김수경 기자
    ▲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 3월 열린 MWC2015에서 삼성페이 결제를 직접 시연해 보였다.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