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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이어온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 서자 신규 선박 수주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사 AP몰러 머스크가 최근 발주한 1만4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16척(옵션 7척 포함)의 제작업체로 현대중공업이 유력시 되고 있다. 1만4000TEU급 컨선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만4000개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척 당 가격은 약 1억1000만 달러(약 1217억원) 수준으로 오는 2017년부터 순차 인도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91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종 수주 시 곳간의 10% 가까이를 한 번에 채워 넣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머스크 측이 발주한 16척의 컨선을 수주 추진 중인 것은 맞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놓고 삼성중공업과 최종 경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는 노르웨이 크누첸 OAS와 일본 NYK가 합작한 선사 KNOT로부터도 15만3000DWT(적재가능한 재화중량톤)급 셔틀탱커 1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척 당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억1000만 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선박 발주 가뭄 속에서도 현대중공업이 잇달아 수주 뱃고동을 울리는 것은 구조조정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며 전사적 역량을 선박 영업에 집중하고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이 잠시 주춤하던 사이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등 조선소라는 타이틀도 지난해 11월부로 대우조선해양에게 넘어갔다. 지속 격차는 벌어지고 있고 삼성중공업에게 마저 2위자리를 뺏기며 자존심에 흠집이 난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조2000억 원에 달하는 창사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을 구원투수로 임명, 전방위 구조조정에 나섰다.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임원 30% 감축, 과장급 이상 사무직원과 서무직 여사원의 희망퇴직 등이 진행됐다. 조직원들의 나태함을 바로 잡기 위해 성과위주 연봉제도 새롭게 도입했다.
전열을 가다듬는 차원에서 그룹 컨트롤타워격인 '기획실'을 재정비함과 동시에 조직 통폐합도 이뤄졌다. 해양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가 합쳐졌고,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도 통합 '선박영업본부'로 재탄생했다.
영업 조직을 하나로 묶은 시너지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다. 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 15일 캐나다 선사 티케이로 부터 17만4000㎥급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2척을 수주한 바 있다.
한편 권 사장은 지난 1일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의 역량을 모으기 위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