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복 사장 취임 이후 0.1% 머물러…착한 기업 '흔들'갈수록 심화되는 국부유출… 킴벌리클라크에게만 '효자노릇' 최규복 사장 책임론 확산…"윤리 기업" 이미지에 균열
  • 수십년째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생활용품제조 기업인 유한킴벌리다.

    유한킴벌리는 '우리강산 푸르게' 캠페인 덕분에 국민들 사이에서 녹색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국내에서 사회공헌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기업으로 '착한 기업'이라는 수식어 마저 붙으면서 매년 각종 전문기관, 언론에서 실시하는 조사 결과, '한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한국에서 가장 좋은 기업', '대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직장'으로 자주 꼽히곤 한다.

    유한킴벌리는 이를 바탕으로 기저귀, 생리대, 휴지 등 주력사업에서 부동의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좋은 기업에서 만든 제품 구매는 착한소비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유한킴벌리의 '착한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주주배당 확대·로열티 증액 △제품 성분 오인 표시 등 최근 들어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대리점 갑질'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윤리경영으로 존경받던 유한킴벌리의 기업가치 였던 착한 이미지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 가지 눈길이 가는 점은 이 모든 논란이 최규복 사장 취임 이후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 취임 이후 흔들리고 있는 유한킴벌리의 실태를 점검하고 앞으로 유한킴벌리가 나아가야 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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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킴벌리의 '민낯'①- 배당금 잔치 속 기부금 '찔끔', 일각선 국부 유출 우려도…착한 기업 '흔들']

    생활용품 제조기업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 주주들에게 거액의 배당금을 안긴 가운데 기부금은 턱없이 적어 사회공헌활동에 인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70% 이상의 높은 배당금이 전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국부유출 논란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 갈수록 낮아지는 기부금…최규복 사장 취임 이후 0.1% 머물러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4000억원이다. 반면 기부금은 24억1000만원에 그쳤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약 0.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국내 재계 1위 기업 삼성전자의 경우 총 매출액 대비 약 0.3%의 기부금을 지출했고 경쟁사인 쌍용C&B와 LG생활은 각각 0.4%와 0.2%에 해당하는 기부금을 기증했다. 유한킴벌리의 총 매출액 대비 0.1%의 기부금은 착한기업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평가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8년 간 유한킴벌리의 총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07년 0.3% △2008년 0.25% △2009년 0.24%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다가 2010~2014년까지 줄 곧 0.1% 안팎의 기부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기부금 비율이 0.1%로 떨어진 시기와 최규복 사장이 취임한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최 사장이 취임한 2010년 이후부터 기부금이 0.24%에서 0.16%로 떨어지더니 재임기간 동안 0.1%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최규복 사장이 사회공헌에 인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심지어 전년도 이윤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배당액은 올해 1300억원으로 책정돼 사회환원보다 '주주 챙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지급된 배당금은 킴벌리 클라크 트레이딩이 910억원, 유한양행이 390억원이다.


    ◇ 갈수록 심화되는 국부유출… 킴벌리클라크에겐 유한킴벌리는 '효자'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확인한 배당금에서 보듯이 유한킴벌리는 국부유출 논란도 일고 있다. 유한킴벌리 측은 정당한 경영 활동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로열티 및 배당금 명목으로 1000억원대 배당금을 외국계 주주에게 송금하는 것은 국부유출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유한킴벌리의 지분은 헝가리법인 '킴벌리 클라크 트레이딩(Kimberly-Clark Trading LLC.)'과 유한양행이 각각 70%, 3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뒤 배당금의 70%를 해외로 내보내고 있는 것.

    지분에 따른 배당금에 이의를 제기할 순 없지만 문제는 배당금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유한킴벌리는 배당금으로 1조314억 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배당성향은 80%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2007년 66%였지만 2009년 97%, 2011년 89%로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90.24%에 달했다. 순이익의 일정 부분을 가져가는 배당금을 지나치게 많이 할당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미국 생활용품업체 킴벌리클라크는 배당금은 물론 갖가지 수수료 명목으로 지난 10년간 유한킴벌리의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챙겨갔다. 국부 유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 최규복 사장 책임론 확산…"착한 기업" 이미지에 균열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는 최규복 사장이 있다. 2010년 최 사장의 취임 이후 △과도하게 책정된 배당금 △총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 감소 등으로 유한킴벌리의 '착한 이미지'가 흔들리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최 사장 취임 이후 기부금 비율이 줄어든 점도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시기적으로, 또 정황상 너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업계에서는 지난 2010년 취임한 최 사장이 킴벌리클라크의 수족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유한킴벌리 30%의 지분을 보유한 유한양행은 지난 2012년 최규복 해임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최규복 사장이 킴벌리 클라크에 지나치게 협조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킴벌리클라크가 배당금과 로열티를 받으며 배를 불리는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유한킴벌리 합작법인인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항간에선 "최규복 사장 취임 이후 경영방침이 바꼈고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알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없어질지도 모른다"며 최 사장에 대한 반감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이처럼 최 사장 이후의 유한킴벌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유한킴벌리 제품에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한 유한킴벌리 측의 입장을 들으려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