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구조적 문제로 단기간 해결 어려워"목돈 없다면 임대주택 고려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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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부동산시장은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오랜 침체를 탈출한 주택시장은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실수요자가 몰린 분양시장은 상반기에만 12만8259가구가 공급되며 활기를 띠었다. 전세난은 여전해 하반기에도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상반기 분양 시장은 저금리 기조와 전세대란 여파로 호조세가 이어졌다.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8.73대1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하반기 분양시장 '맑음'
상반기 분양시장의 열기는 전세매물 부족과 기준금리 1% 시대를 맞아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 덕분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는 17만4123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 수도권 물량은 총 10만8743가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분양 시장에도 훈풍이 이어질 것이으로 내다봤다.
이승진 부동산114 연구원은 "청약제도 간소화와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용으로 가을 성수기 분양시장의 열기는 고조될 것"이라며 "무더운 여름을 지나 가을 성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도 "전세난 지속과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실수요가 신규 분양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분양 시장도 상반기와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분양시장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 7∼8월이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7∼8월 무더위 비수기에도 상승세가 유지돼야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 갈 것"이라며 "만약 비수기에 흐름이 끊긴다면 상반기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힘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세대란, "단기간 해결 어렵다"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4.41% 상승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전세물건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전국 개업공인중개사(772명)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약 62%가 "하반기 전셋값은 상승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같았다.
최현일 교수는 "전세난을 넘어서 이제는 월세대란으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세입자 입장에서 어려운 하반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도 "저금리 기조 속 월세전환에 따른 전세의 수급불균형은 단기간 개선되기 어렵다"며 "재건축 이주, 학군수요 등 전세시장 불안요소는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은 재건축발 이주수요가 전세시장의 불안요소가 확대되면서 상반기 전셋값은 6.30% 상승했다. 특히 강남권은 하반기 멸실주택이 많아 전세불안은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재건축 이주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경기·인천권도 전세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부산·대구 등 지방 분양 열기 '쭉'
상반기 지방 분양시장은 대구·부산을 중심으로 분양 시장 열기가 뜨거웠다. 최근 '해운대자이 2차' '동대구 반도유보라' 등은 수백대의1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은상 책임연구원은 "지방은 광역시의 재개발·재건축, 역세권 신규 물량의 인기가 높을 것"이라며 "하반기도 현재의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단기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과열된 시장 분위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최현일 교수는 "지방 대도시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계속 이어질지는 염려스럽다"며 "과열된 분위기에 쫓아가는 투자는 삼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도 "최근 지방 분양시장은 투자 수요 중심으로 흘러가는 추세"라며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은 성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 변수…미국발 금리인상
대다수 전문가는 하반기에도 상반기 부동산 상승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 미국발 금리인상이 변수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여부가 주요한 변수"라면서도 "단 2% 후반대로 내려앉은 거시경제의 어려움으로 금리 상승 시기가 지연되거나 제한적인 변화만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현일 교수는 "미국발 금리인상이 있더라도 우리나라는 규제 완화와 저금리 위주가 한동안 유지가 될 것"이라며 "정부 입장은 경기를 살린다는 목적이므로 미국 금리 인상을 신속히 반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역시 "실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거나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며 "금리인상은 노출된 변수로 이미 상향 조정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 입주물량은 경계해야 하는 변수다. 2015년 상반기에는 전국 11만2633가구가 입주했다. 하반기에도 14만193가구가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김은선 책임연구원은 "분양시장의 열기에 힘입어 신규분양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2∼3년 후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은 공급량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세대란+저금리, 내 집 마련은 '글쎄'
전세대란이 지속되면서 내 집 마련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접근 가능한 소형 주택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대출 여건이 수월해진 덕이다. 언뜻 집 사기 좋은 여건이 마련된 것 같지만,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한 무리한 대출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주거 안정성 측면에서 보유한 전세금과 일정 수준의 대출을 더 해 주택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도 "집값 상승을 기대한 무리한 대출에 따른 주택구매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정 연구위원도 "적절한 대출 한도 내에서 매매전환이 가능하면 무주택자의 경우 1주택 구매는 고려해볼 만하다"면서도 "금리가 인상된 후에도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소득 수준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무리한 주택 마련을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 것은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다다른 것은 물론 주택구매력이 부족한 30대의 주택구입 비율이 높아진 탓이다.
한국은행의 주택시장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2015년 상반기 들어서 30대 주택 매수자 비중은 4.4%포인트 증가했다. 30대의 대출금액도 늘었다. 4대 시중 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주택담보대출 중 39세 이하 대출 잔액 비중은 2014년 2월 말 20.7%에서 2015년 2월 말 22.7%로 상승했다.
이처럼 대출을 통해 주거안정을 꾀하는 세대들을 위해 전문가들은 임대주택을 고려해 볼 것을 조언했다.
조은상 책임연구원은 "무리한 대출이 동반된다면 오히려 삶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며 "목돈이 없다면 임대료가 저렴한 장기전세·국민임대·공공임대 등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기존 집값, '강보합세' 유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집값에 대해서는 상승할 것으로 입을 모았다.허윤경 연구위원은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지속돼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대규모 멸실과 분양이 예정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현 리서치팀장 역시 "분양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기존 집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현일 교수도 "기존 매매 시장은 상승 기조를 유지 할 전망"이라면서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존 주택 거래량…상승세 지속
올 들어 5월까지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36.9% 상승했다. 현재 추이가 이어지면 연간 60만 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2006년(69만8000건) 이후 최대치다.
조은상 책임연구원은 "현재는 실수요들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거래는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선 책임연구원도 "장기화된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가 저금리를 활용한 주택구매에 나서면서 매매 활성화를 이끌었다"며 "반복되는 전세난에 피로도가 높아진 수요자들은 인하된 금리 등을 활용한 매수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