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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부동산시장은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오랜 침체를 탈출한 주택시장은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실수요자가 몰린 분양시장은 상반기에만 12만8259가구가 공급되며 활기를 띠었다. 전세난은 여전해 하반기에도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반기 분양시장은 상반기에 이어 건설사들의 물량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표적 비수기인 여름이 시작됐지만, 지난 6월 분양시장은 메르스 우려를 뛰어넘으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이달에도 기대를 모으는 사업장이 대거 포진돼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봄 분양열기가 여름을 거쳐 가을 성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역별 온도차는 극명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급물량은 전국 23만4062가구다. 전년 동기 대비 72.9%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도권 물량이 급증했다. 전년 동기보다 141.1% 늘었다. 동탄2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등 택지지구 물량이 눈길을 끌었다.
하반기에는 총 17만4123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상반기보다 22% 정도 감소한 수치지만, 2000년 이후 동기간 최대치다. 서울에서 '고덕4단지 아이파크', '북아현 힐스테이트', '서초우성2차 재건축', '반포한양자이', '가락시영재건축' 등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강남권 입지를 갖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기대된다.
경기도에서는 미사강변도시와 동탄2신도시에서 대규모 물량이 예정됐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에서 물량이 풍성하다.
지방은 당진·아산 등 충남에서 물량이 많다. 인기 지역인 창원, 대구, 부산 등에서도 공급이 이어질 예정이다.
상반기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8.73대1로 지난해 상반기(4.48대 1)보다 두 배가량 상승했다. 대구, 광주, 부산 등 지방 분양 단지가 청약경쟁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수도권에서는 동탄2신도시 등 신도시와 택지지구 물량이 인기를 끌었다.
하반기에도 청약제도 간소화와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용 등의 영향은 지속할 전망이다.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 역시 지속하고 있어 실수요자의 진입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고분양가 논란이 청약시장 가격경쟁률을 저하할지 우려된다. 또 지방 물량이 적어 대구, 부산 등 인기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격차가 커질 것으로 풀이된다. -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지방 아파트값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누적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고, 청약열풍 속 신규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 현재의 과열이 공급과잉을 불러일으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격이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추가상승을 기대한 매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도 "주택시장은 전세난이 여전하고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어 실수요가 신규 분양으로 움직이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도 회복 기조가 유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브랜드나 입지에 따라서 편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높은 청약 경쟁률을 유지하더라도 계약이 다 잘된다거나 하지는 않아 묻지마 투자 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반기 분양 시장이 좋았던 것은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 덕분"이라며 "광교나 위례 등 인기 지역은 계속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지만 대구, 부산 등 지방 대도시의 경우 (상승 분위기가)계속 갈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분위기를 쫓는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