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에 마음 뺏긴 해수부가 외려 걸림돌
  • ▲ 연내 국적 크루즈 출범이 삐걱거리고 있다. 해수부의 설익은 정책 추진이 외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연내 국적 크루즈 출범이 삐걱거리고 있다. 해수부의 설익은 정책 추진이 외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력한 국적 크루즈 참여 업체로 거론되던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현재로서는 사업 참여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간 정책조율도 안된 마당에 더 이상의 진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GKL 관계자는 최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유력한 참여업체 1순위라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듣고 있다"며 "검토도 하지 않고 있는데 사업면허 신청까지 할 것이라고 하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해수부의 일방적인 언론 플레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아다시피 GKL은 관광공사 산하기관이고 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통제를 받는다"며 "문화부의 지시없이 움직이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취임 100일 관련 잇단 인터뷰에서 연내 국적 크루즈 출범-내년 취항 계획을 밝히며 "GKL과 팬스타 등을 유력 참여업체로 거론했었다. 해수부는 한발 더 나아가 두 업체 등과 협의중이라며 조만간 설명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GKL측은 이달 13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릴 설명회에도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왕에 발주한 크루즈 관련 용역결과가 나오면 내부적으로 다시 한번 살펴볼 수는 있다고 했다.

  • ▲ 외국인 전용카지노 세븐럭을 운영중인 GKL은 크루즈 참여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정부 부처간 갈등에 뜻을 접어야할 처지에 놓였다 ⓒ
    ▲ 외국인 전용카지노 세븐럭을 운영중인 GKL은 크루즈 참여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정부 부처간 갈등에 뜻을 접어야할 처지에 놓였다 ⓒ


    문화부도 해수부가 GKL를 자꾸 국적 크루즈 선사 중 하나로 거론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문화부 관계자는 "해수부는 GKL이 참여하면 각종 특혜 의혹이나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므로 참여를희망하지만, 문화부는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라며 GKL 언급 자체가 사실무근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다른 참여업체로 거론된 팬스타도 머뭇거리고 있다. 최소 2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7만톤급 크루즈를 들여오려면 펀딩이나 투자자 모집이 관건인데 자금지원이나 톤세제, 오픈 카지노 여부 등이 미정인 상태에서는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다고 전했다.

  • ▲ 해수부는 크루즈 카지노에 마음을 뺏겼지만 실제 카지노의 크루즈 수익 기여율은 10~15%에 불과하다. ⓒ
    ▲ 해수부는 크루즈 카지노에 마음을 뺏겼지만 실제 카지노의 크루즈 수익 기여율은 10~15%에 불과하다. ⓒ

     

    해수부는 지난 5월 국적선사 육성책 등을 담은 크루즈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오픈 카지노 논란에 발목잡혀 첫 삽 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다급하게 돌아가자 해수부는 플랜 B 대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5~6월 기자간담회 등에서 언급했던 이탈리아 국적의 코스타 크루즈와의 51 대 49 합작 방안 등을 다시 만지작 거리고 있다. 국적선사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겠지만 연내 출범은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체 크루즈 수익의 10~15%에 불과한 카지노에 마음을 뺏긴 해수부의 설익은 정책 추진이 외려 국적선사의 출범에 장애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