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종금증권은 대형 IB(투자은행) 진출을 위해 53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증자 이후 자기자본은 1조6000억원을 웃돌아 기업신용공여와 전담중개업무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업무를 할 수 있는 요건에 한 발짝 다가선다. 현재 대형IB 자본요건은 자기자본 3조원이며, 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에 따른 인센티브를 반영하면 2조5000억원이다.

    이번 증자는 보통주 1억1800만주 규모의 주주배정방식이다. 발행 예정가는 4530원으로, 신주가격은 내달 18일 확정된다. 기존 주식 1주당 0.281주, 우리사주조합에 20% 물량이 우선 배정된다. 배정기준일은 오는 17일이며, 청약은 8월20~21일 양일간 진행된다. 8월24일 주금이 납입되고, 9월7일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증자 규모가 시가총액 대비 20% 수준에 그쳐 지난 2011년 평균 41%의 대규모 증자에 나선 5대 대형 증권사에 비해 주가 희석 부담이 크지 않다"며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사 M&A활성화 방안에 따른 아이엠투자증권 합병과 이번 증자만으로도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2020년까지 대형IB 자격 취득이 가능하게 된다. 매년 수천억에 달하는 이익 달성으로 대형IB진입을 위한 자기자본 요건을 기한 내 맞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증자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감독당국의 재무건전성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증권사에 대한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규제와 신영업용순자본비율(NCR) 체계가 내년 1월 본격화한다. 일부 증권사들이 RP(Repurchase Agreement, 환매조건부채권) 등 수익성 낮은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율 맞추기에 나서는데 반해 메리츠는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정공법을 택했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 대출 업무가 가능한 대형IB 진입이란 중장기 목표에 따라 아이엠을 인수하고 이번 증자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며 "그 결과, NCR과 레버리지비율이 개선되면서 10조원 규모의 투자 여력이 새로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