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안정 조치 긍정적이나 투자심리 회복에 시간 필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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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국 증시가 금요일마다 주가가 폭락하는 이른바 '검은 금요일(블랙 프라이데이)' 장세를 연출하고 증권당국이 부랴부랴 부양책을 내놓는 패턴을 되풀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5.8% 급락해 지난 6월 19일 -6.4%, 6월 26일 -7.4%에 이어 3주 연속 검은 금요일 장세를 시현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올해 6월 12일 연고점(5166.35포인트)까지 152% 급등한 이후 하락세로 반전, 3일 현재 연고점 대비 29% 급락했다.

     

    하락 초기에는 당국의 과열 억제조치에 따른 자연스런 반락이라는 인식이 우세했으나, 주가 급락이 지속되고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자, 시장에서는 당국의 안정화조치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6월말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에 이어 7월 들어 증시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일 주식 거래수수율 및 명의이전 수수료율을 약 30% 인하, 증권사 채권발행 제한 완화를 통한 자금조달 채널 확대, 신용거래 자격 및 담보유지비율 완화 등 3대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했다.

     

    2일에는 증권선물거래소가 나서 19개 계좌에 대해 1개월동안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이 조치는 증권감독위가 (시장 불안을 조장하는) 불법적 공매도를 비롯한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엄중 조사 및 처벌 방침을 발표한 이후 나온 것이다.

     

    3일에는 '창업판' 상장 IT업체 대표들이 자사주 매입 또는 신주발행 보류 등을 통해 주가를 지지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일 블랙 프라이데이 재현을 막지 못하자, 증권감독위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신규 주식 발행을 줄이고, 장기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2차 부양책을 내놓았다.

     

    우선 이달 신규 상장사 수를 10개로 제한하고 자금 모집 규모도 지난달에 비해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신규 상장으로 인한 물량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또 양로기금 등 각종 장기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도록 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토록 했다.

     

    증시 투자기관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등의 역할을 하는 중국증권금융공사의 등록 자본금도 240억 위안에서 1000억 위안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근거없는 소문을 퍼트려 불안감을 키우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안기관과 협력해 강력히 단속키로 했다.

     

    이런 일련의 당국 조치에 대해 시장 반응은 안정조치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투자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분간 신용거래 축소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중국 4위 증권사인 광파증권은 "현재 신용거래 투자자들은 주가급락에 따른 공포감으로 저가매수보다 손절매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신용거래잔액은 유동주식 시가총액의 20% 수준이다.

     

    중국 주식시장이 당국 정책에 지나치게 민감한 측면도 변동성 증대 요인이다. 기업가치 분석, 위험-보상 평가보다 정책 기대감, 시장 루머 등이 투자결정의 준거가 되면서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된 것.

     

    특히 모바일과 SNS의 발달로 당 지도부의 시세조종 행위, 유력 인사의 불법적 공매도, 감독당국 조치 등과 관련한 미확인 루머가 횡행, 시장불안을 키우고 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정책당국이 IPO 일정 조정, 기관투자자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을 통해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관행이 여전, 시장가격의 수급조절기능을 제약하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