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건수 보다 질적 향상 급선무... "문턱만 낮춘다고, 수익률 높은 것 아냐"거래소지분 5% 보유 '2대주주'... "1천억대 이익 보다, 투자자 우선 방향 잡아"
  • 한화투자증권이 금융당국의 코스닥 분리 정부 방침에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한화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 지분 5.00%를 보유 중이며 NH투자증권(7.45%)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들고 있는 거래소 '2대 주주'다.

    코스닥과 파생상품 등 거래소 산하 시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거래소 IPO(기업공개)가 진행되면 증권사들은 거래소 주식을 팔아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대다수 증권사들은 거래소의 IPO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와 달리 한화투자증권은 이번에 나온 코스닥시장 분리 방안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찬성하기 어렵다며 시장의 체질 개선을 지속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일 거래소 개편안의 취지는 인정하나 제대로 된 진단과 그에 따른 올바른 처방이 된 것인지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송재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분리 찬성론자들은 모험자본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게 하려면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IPO 건수 증가는 상장 요건보다 코스닥시장의 활황 여부와 더 연관성이 높아 보인다"며 "IPO 시장의 여건이 원하는 공모가를 받을 만한지가 모험자본의 입장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IPO의 모험자본 회수 비중은 18% 정도로, 선진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인수합병을 통한 모험자본 회수 비중(2%)이 작다는 점이 문제"라며 "결국 모험자본 회수가 원활해지도록 하는데는 인수합병시장 육성이 더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코스닥의 상장 문턱을 낮춰 유망 성장기업을 대거 상장시키면 투자자에게 이익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송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IPO를 통해 상장한 종목의 수익률을 알아본 결과 상장 후 1년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10%'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기업의 수익률이 이처럼 저조하다면 문턱을 낮춘다고 수익률이 좋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코스닥시장의 상승 국면이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양호한 기업 위주로 시장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이라는 주장이다.

    송 연구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부실기업 솎아내기가 본격화한 2009년 이후 코스닥시장은 체질이 개선되는 징후를 보였다"며 "특히 실질심사제도 도입 이후 코스닥 시장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거래소 중소형주보다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거래소 개편안의 방점이 상장건수 늘리기에 맞춰진 것은 정책의 성과를 조기에 가시적으로 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투자위험의 부담을 최종적으로 개인투자자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가 지주회사 전환 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게 되면 증권사들은 지분가치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증권사가 보유한 거래소 지분가치가 평균 1000억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한화투자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에게는 상장차익 기대가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