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가 12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렸다.
전날부터 계속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 이어 이날 오후 4시에 시작된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아 있게 하려는 프랑스 등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독일 등과의 격론이 벌어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막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협상이 힘들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피력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라면서 협상타결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회의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통화를 잃었다. 그건 바로 신뢰다"면서 "오늘 협상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타결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리스와 유로존 전체의 미래와 협력 원칙에서 이점이 불리한 점보다 많을 때,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전날 심야까지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리스의 개혁 의지와 신뢰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잇따라 제기된 데다 독일, 핀란드 등 일부 채권국가가 그렉시트마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서는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재개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툽 장관은 유로그룹 회의를 마친 후 그리스 정부에 대해 몇 가지 조건을 부과한 합의안을 유로존 정상회의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에 대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의 구제금융 제공을 위한 조건으로 ▲7월 15일까지 개혁입법 제정 ▲노동법, 연금, 부가가치세 개혁을 포함한 개혁 조치 조기 이행 ▲일부 국유자산 매각 등의 조치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스툽 장관은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면 3차 구제금융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존 소식통들이 트위터에 공개한 유로그룹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채권단은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보다 강도 높은 조치들에 합의한다면 만기 연장 등의 채무 경감을 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원금을 탕감하는 헤어컷은 거부했다.
초안은 유로그룹이 지난 2012년 11월 채택한 부채 경감 약속에 따라 그리스의 부채가 지속가능한 수준이 되도록 만기 연장과 상환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채무 재조정은 그리스가 개혁안을 모두 이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초안은 또 "유로그룹은 명목 부채 헤어컷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며 그리스가 요구한 헤어컷을 거부했다.
아울러 전날 공개된 독일 재무부의 제안대로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 그리스는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그렉시트'(Grexit) 협상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