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사회로 진행
박순발 교수·이희진 소장 등 패널 4명 열띤 토론
  • ▲ (왼쪽부터) 한종섭 백제문화연구회장, 박순발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 이희진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유적학과 교수 ⓒ뉴데일리
    ▲ (왼쪽부터) 한종섭 백제문화연구회장, 박순발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 이희진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유적학과 교수 ⓒ뉴데일리

'풍납토성 사적지 및 환경대책위원회'는 13일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서울 풍납토성 백제왕성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풍납토성이 한성백제의 왕성이냐, 아니냐'를 놓고 충남대 박순발 고고학과 교수와 이희진 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주제 발표 이후엔 정원영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됐다. 패널로는 주제 발표한 충남대 박순발 고고학과 교수, 이희진 역사문화연구소 소장와 함께 한종섭 백제문화연구회장,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유적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한 회장은 "사실 우리가 일제에 역사 침략을 당하지 않았다면 백제 초기사를 알게 됐을 것이다"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풍납토성이 왕궁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몇 가지 말하겠다"며 자신의 주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 그는 "주변에는 불교자리가 없다. 하남시에는 목탁이 3개난 발견됐고 풍납토성은 왕궁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도시가 발견되지 않았다. 풍납토성이 무슨 도시이냐"고 주장했다. 

    또한 "왕궁에는 동서남북 사찰이 있다. 부여에는 정립사지 등이 있다. 공주에도 그러한 도시 형태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풍납토성에는 발견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유물의 밀집도가 너무 적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순발 교수는 "유물이 많고 적음은 학술적 논의가 될 수 없다"라며 지적한 뒤 "유물이 화재로 인해소실되는 등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고 한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 뒤이어 '풍납토성은 왕성이다'를 주장하는 이도학 교수는 "송파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겠냐"며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풍납토성은 아직 8% 정도밖에 발굴이 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물증을 가지고 확답을 내리긴 어렵고,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기와가 많이 나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국시대에 기와가 사용된 곳은 왕궁이나 사찰, 관천에 국한돼있으며, 풍납토성에서는 기와가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풍납토성이 왕성이 아니라면 그 용도나 성격이 무엇이라 주장하는 것인지 묻고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풍납토성은 둘레가 3.5km에 이르는 대형 성"이라며 "백제 성으로서는 초대형 성에 들어간다. 왕성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도대체 어느 성을 왕성이라고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희진 소장은 "이해가 안 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소장은 "8% 발굴이라고 하셨는데, 발굴된 면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머지 지역에서 무언가 나올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라며 "기와가 나왔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기에 기와로 건물이 올라가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여기는 기와가 올라가 건물이 있었던 구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성백제 박물관에는 기와를 얼마나 올리고 싶었는지 해괴한 형태로 건물을 복원해 놨더라"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3.5km을 대형 성이라는 주장에도 반론을 펼쳤다.

    이 소장은 "왕궁이기 떄문에 왕성이라는데, 민가부터 나오지 않았느냐"며 "게다가 판축기법을 사용해 왕성이라는데, 고급기법이라는 것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왕성이 반드시 판축기법을 사용했다는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다.

    또한 "귀걸이 같은 유물들이 왕성에서만 나오는 것이냐"며 "홍수지역으로 다른 지역에서 떠내려왔을 수도 있는데 왜 여기서 유물이 많이 나왔다고 주장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풍납토성이 '한성백제의 왕성이다'는 주장으로 인해 주민들과 문화재청, 서울시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진실 규명을 돕고자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