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 운용 자금 규모, 최대 4300조원까지 불어날 것"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슈 관련 "합병은 찬성, 반면교사 삼아야"
  •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향후 20~30년간 흔들림 없이 빠른 속도로 확실하게 성장하는 산업은 자산운용업입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점점 노후준비가 중요해지면서 퇴직연금, 개인연금, 펀드 등을 취급하는 자산운용업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러한 관심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황 회장은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 5200만명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게 된다"며 "이때 생산인구와 비생산 인구 비율이 53대 47에 이르게 돼 국가에서는 경제활동인구로부터 세금을 얼마만큼 거둬야하는지 고민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운용산업이 이같은 국가 운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금융투자업계가 운용하는 자금이 크게 불어나 오는 2030년에는 4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황 회장은 기대했다. 그는 "공적연금, 퇴직연금 펀드 등 업계에서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1059조원인데 자본연구원 등 여러 기관 추정치를 감안하면 최대 4300조원까지 불어나 연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황 회장은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일어날 4대 변화로 △금융투자산업의 금융산업 주도 △자본시장의 기관화 현상 △장기적인 관점의 주식문화 △해외투자 활성화 등을 꼽았다.

    그는 "전체적인 운용 규모나 수익, 참가하고 있는 기관들의 숫자,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모든 측면에서 지금부터 15년 사이에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은행 합병이나 지주 회장이 누가 되느냐 등이 주요뉴스였지만 앞으로는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자산운용사 수익률 등이 굉장히 중요한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황 회장은 금융투자업계로 자금이 쏠림에 따라 자본시장이 보다 기관 중심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했다. 펀드 과세도 점점 국내펀드와 해외 펀드가 형평성을 맞추게 되면서 해외 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현재 3000만원까지 해외펀드에 비과세 혜택이 도입되면서 어느 정도 활성화가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는 아직 1단계 수준"이라며 "앞으로 국내외 펀드 모두 동일한 세제를 받게 되면 해외 펀드도 늘어나고 자본시장의 국제화도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에 맞물려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 역시 변화의 바람을 맞을 것으로 황 회장은 예상했다.

    황 회장은 "그간 기관이 주로 채권운용을 했지만 앞으로는 개인이나 기관 할 것 없이 주식이 좋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며 "주식 중심의 '에쿼티 컬쳐(equity culture)' 형성으로 수익률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업 다운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좋다는 것을 인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주총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합병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봤다. 삼성그룹은 현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안을 놓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소액주주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삼성그룹 공채 출신이기도 한 황 회장은 "소액투자자들은 합병 자체에 반대한다기보다는 합병 비율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부당한 경영 승계와 주주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는 주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깨달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합병에 성공한 뒤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등 삼성은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삼성뿐 아니라 대기업들의 주주친화적인 정책은 자본시장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를 반면교사 삼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