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준비중...펀드.퇴직연금.FLS.FTF 등 대상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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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씨는 은행에서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펀드(ETF) 하나 씩을 가입하는 데 꼬박 2시간을 허비했다. 상품설명을 듣고 투자결정을 하는 데는 30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수십 장의 서류를 일일이 읽어보고 필요한 곳에 체크하고 사인을 하는 데 1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

     

    가입을 위해 각종 서류에 사인을 하는 데 몇 십분씩 걸리는 금융투자상품 가입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관행 개혁의 일환으로 자산운용 관련 상품들의 가입절차 간소화를 위한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이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금감원에 와서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기 위해 40분간 사인을 했다. 제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도 했고 '대한민국 큰 손'이라는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도 했다. 그런데 펀드 하나 드는 데 40분간 사인했다"면서 "그래서 고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동안 주식투자를 한 번도 안 해봐서 등급상 가장 보수적인 투자자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창구직원들은 규정상 받을 수밖에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인을 하는 것도 있어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불완전판매 방지에 주력해 왔지만, 실제론 상품설명 충실화보다 서류 숫자를 늘리고 가입절차만 복잡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투자감독국을 중심으로 가입절차 간소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상은 펀드, 퇴직연금, ELS, ETF 등 주식이나 채권투자 관련 상품이 대부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험상품은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청약철회권은 이번에도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가입한 상품에 대해 상품설명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청약철회를 허용하면,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해지해 달라는 요청이 빗발칠 것"이라며 "주가변동으로 가치가 변하는 투자상품은 보험처럼 청약철회권을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