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금리 기조 속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취임 초부터 민영화를 이루고자 적극 추진해왔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하나 둘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익 5169억원을 시현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3.87%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악화로 순이자마진은 소폭 줄었지만, 중소기업과 가계부문의 대출이 늘었고, 방카슈랑스와 펀드 판매 등 비이자부분 이익도 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시장에서도 우리은행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체율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좋아졌고,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면 연간 순이익이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최근 자사주 1만주를 매입하고 지난해부터 배당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민영화 불확실성으로 우리은행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지만, 상반기 성적표만 놓고 보면 이광구 은행장의 '임기 내 민영화 달성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취임 당시 기업가치를 올리고 매년 15조원 씩 자산을 늘려 총 1조원 대 순이익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던 바를 이루고자 매진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상반기동안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내놓았다.먼저 취임 직후 계열사 매각으로 인한 영업 공백을 메우고자 다양한 회사들과 업무협약을 추진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연초부터 키움자산운용, 현대캐피탈 등 다양한 금융사들과 업무 제휴를 맺었고, 특히 삼성증권과 손잡고 비계열 금융사 최초로 '금융복합센터'를 개점했다. 향후 본격적으로 복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를 차곡차곡 마련해둔 셈이다.
아울러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 출범을 통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선점한 것도 눈길을 끈다.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그동안 시중은행이 취급하지 않았던 10%대 대출 상품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해가고 있다. 출시한 지 한 달만에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중금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다른 은행들도 뒤늦게 비슷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다시 한 번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성공적인 민영화 달성'을 내세웠다. 지원역량을 강화하고 우량자산을 불리는 등 건전성과 수익성을 강조했지만, 결국 최종 목표는 다름 아닌 우리은행의 '성공적인 민영화'다.이처럼 취임 초부터 하나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이광구 은행장의 절실함이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