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호, 상반된 주장 펼치며 언론 플레이 펼칠 가능성 높아극적인 타협점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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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기점으로 지목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동빈 롯데 회장과 반(反)신동빈 측이 극적으로 타협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제 귀국한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일정에 대해 개최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히며 여운을 남긴 데 따른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어제 오후 2시28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26일 일본으로 떠난 신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대비해 우호 세력을 결집하는 데 주력, 예상보다 귀국 일정이 지연됐다.

    이날 신 회장은 주총의 일정에 묻는 질문에 "지난 6월30일 주총을 했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는 게 나은지, 법적인 절차 등을 생각해서 정하겠다"고 답했다. 이미 그룹 내 실권을 거머쥐고 있는 신 회장에겐 주총의 일정이 당겨질 수록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답변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타협 의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신선호 산사스 사장은 어제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을 찾은 신동빈 회장을 내쫓았다는 주장을 펼치며 '타협은 없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 사장과 신 회장은 한 자리에 있지 않았다"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대응했다.

    신 회장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회동에서 신선호 사장이 주장하는 내용이 신 회장의 상황과 상반되는 부분이 너무 많자, 어느 한쪽이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아울러 사실의 진위 여부를 굳이 따지지 않아도 신 사장이 신 회장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 사장이 지속적인 언론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어제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던 일정을 미룬 채 국내에 머물러 있는 신 전 부회장의 행보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 간에 분명한 온도차는 있지만, 롯데 기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워낙 드센 상황이어서 두 형제간의 회동이 파국으로 가는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 타협점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을 대변인 격으로 내세워 국내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전하면서 일본 측 주주들과의 연락에 집중할 공산도 크지만, 현재 재벌 오너가의 막장 드라마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당장 롯데그룹 운영에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기에 극적인 타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