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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일가 '辛들의 전쟁'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싸늘해진 여론은 '反롯데'로 확산되고 있고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그룹은 물론 국가경제 전체에도 잔뜩 먹구름이 끼고 있다. 오죽하면 정부와 여당까지 나서 '롯데 손보기'에 나설 게재까지 됐을까.
논란에 불을 지핀 신씨 부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자칫 '패가'는 물론 그룹 전체에 큰 멍에를 드리울 전망이다. 공중분해 우려까지 제기되는 즈음이다. "지분 보다 더 무섭다는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말이 필요하다". 한시라도 빨리 사태를 수습하고 책임지는 '통근'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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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일파만파...전방위 압박
형제의 난이 부자의 난으로 비화된지 꼬박 열흘만에 롯데는 사면초가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우선 경영권 분쟁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와 이후 예견되고 있는 소송전 등 장기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누가 승리하든 그 이후에 흔들릴 롯데그룹을 안정화시키는데 적지않은 진통과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분쟁 과정에서 그룹 대부분의 경영진과 직원들까지 얽히는 등 사태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일본기업', '전근대적인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일으켰다. 정치권과 소비자단체 역시 롯데그룹의 개혁과 반성, 사죄 등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여당은 오늘 당정회의를 열고 롯데의 지배구조를 샅샅이 점검하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공정위는 20일까지 제출받을 롯데의 해외지분구조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신격호 회장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공언해 놓은 상태다.게다가 국세청도 롯데 계열의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뒤에 탈세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거센 사정바람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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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은 물론 국가경제 전반의 피해 눈덩이 확산
롯데사태가 계속되면서 그룹 전반에 피해가 불거지고 있다. 당장 연말 면세점 특허 재허가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등 핵심 사업 추진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직접 고용 12만명, 간접고용까지 포함할 경우 35만명에 달한다는 롯데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롯데의 상징이라는 롯데호텔 투숙객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소상공인들은 롯데슈퍼와 롯데마트 퇴출과 롯데카드 거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롯데월드타워 분양은 올스톱됐고 107층 롯데부산타워는 더욱 꼬여 버렸다. 유통가 대장주라는 롯데 주식은 연일 하락세고 한국과 일본, 두나라 모두에서 국적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고 있다.
전근대적인 지배구조가 드러나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다. 노동개혁을 주창하던 정부를 머쓱하게 만들면서 우군격인 재계 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
자산 90조, 매출 70조의 재계 5위 기업이 흔들리면서 국가경제 전반에도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 "총수 일가 빨리 결단해야"...공중분해될 수도
상황이 이런데도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은 침묵 모드다. 신동빈 회장의 "죄송하다"가 전부였다.
최악의 경우에도 한일 롯데그룹의 계열분리에 그칠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자칫 그룹 전체가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
총수 일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많다.이번 사태의 원인이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따른 '밀실경영'이기 때문에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롯데그룹을 겨냥해 해외법인에까지 상호출자 규제를 의무화하는 법안까지 발의할 예정이다. 당정의 압박에 롯데그룹은 그동안 감춰져 있던 일본 주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하고 상호출자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아울러 각 계열사의 전문경영인 책임경영 체제를 보다 확고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차제에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창사 67년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롯데. 이대로 '꼴데(꼴찌 롯데)'로 추락할 것인지 여부는 이제 총수일가에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