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초반 2020선 넘게 상승했던 코스피지수가 5개월여 만에 2000선이 붕괴된 채 마감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면서 상승폭을 반납한 것도 모자라 1990선까지 내준 것이다.

    이와 함께 오는 13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관망심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대형주 위주로 폭락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겹악재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증시 훈풍을 타고 상승 출발했으나, 결국 전거래일대비 16.52포인트(0.82%) 내린 1986.65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에 뉴욕증시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후퇴발언으로 일제히 1% 넘게 급등했다. 스탠리 피셔 미국 연준 부의장이 낮은 물가 상승률을 강조하면서 9월 금리 인상설을 부인한 게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장 초반 2020선 넘게 올랐고 오전 내내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9월 금리인상이 미뤄지는 게 확정적인 사안이 아닐 뿐더러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1.9%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도 하락 반전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일간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1136위안 오른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5.9원 폭등한 1179.1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2년 6월5일(종가 1180.1원)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만이 71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14억원, 12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0.49%), 전기·전자(0.86%), 통신업(1.64%) 정도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내렸다.

    서비스업(-1.44%), 보험(-0.55%), 증권(-3.68%), 은행(-2.18%), 금융업(-1.12%), 운수창고(-1.88%), 건설업(-1.37%), 전기가스업(-1.61%), 유통업(-0.82%), 운송장비(-0.54%), 의료정밀(-1.53%), 기계(-1.13%), 비금속광물(-1.51%), 의약품(-3.90%), 화학(-1.54%), 종이·목재(-2.55%), 섬유·의복(-0.24%), 음식료품(-3.61%)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제일모직과 기아차가 보합 마감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1.40%)와 SK텔레콤(3.25%), 신한지주(0.70%), NAVER(2.35%), POSCO(0.52%) 등이 강세로 장을 마친 반면에 한국전력(-1.95%)과 현대차(-0.71%), SK하이닉스(-0.55%), 아모레퍼시픽(-3.49%), 현대모비스(-0.72%), 삼성생명(-0.50%), 삼성에스디에스(-2.27%) 등은 약세였다.

    또 이날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代)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호텔롯데를 기업공개(IPO)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연내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히면서 롯데그룹주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롯데쇼핑(9.29%), 롯데제과(9.27%), 롯데케미칼(3.11%), 롯데칠성(2.24%), 롯데손해보험(2.39%), 롯데푸드(0.41%) 등 강세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롯데는 오너의 경영권 분쟁으로 반롯데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마저 부진해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가 상장된다면 기업가치는 20조원 이상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SDS와 제일모직에 이은 초대형 기업공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14.08포인트(1.89%) 하락한 732.26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