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맹희 정·재계 줄이은 조문
"외롭지 않기를…" 범삼성家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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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맹희 별세] "옛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지지만 고통없이 가신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된 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는 외롭지 않았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지병이던 암으로 타계한 이 명예회장은 17일 고국으로 돌아왔다. 아들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가족은 물론이고, 그동안 그의 인품을 대변하듯 정·재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특히 이 명예회장 아내인 손복남 여사의 동생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중국 베이징서부터 이 명예회장과 함께 귀국하며 그의 옆을 계속해서 지켰다. 전날에도 빈소를 지킨 그는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을 맞이했다.

이재현 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은 관계로 빈소에서 조문 받지 못하면서 CJ그룹장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채욱 CJ 대표가 조문객들에게 문 앞까지 인사를 건네며 역할을 다했다.

▲ 위에서부터 1)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구자학 아워홈 회장(좌), 손경식 CJ그룹 회장(우), 3)최태원 SK 회장, 4)삼성사장단, 5)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연합뉴스, 뉴데일리

이 명예회장을 찾는 조문은 정식 조문 전날부터 줄을 이었다.

특히 이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간 '갈등의 골'이 무색하게 범삼성家 일가의 조문 행렬은 재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 그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다녀갔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녀가며 이건희 삼성 회장을 대신했다.

18일 9시 정식 조문이 있기 40여분 전, 평소 이재현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 명예회장을 찾았다. 10여분간 조문한 최 회장은 상주에게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9시 5분 첫 방문한 조문객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그는 30여분 간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그는 "이미경 부회장과의 인연으로 조문을 왔다"며 "젊은 시절 삼성에 다닌 적이 있는데 당시 고인의 인품이 훌륭하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 부문 사장 등 삼성그룹 주요 사장단도 이날 오전 11시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어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구지은 부사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으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을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

최근 금호산업 인수와 금호타이어 파업 등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개인적인 친분이 없음에도 이 명예회장의 빈소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고 이맹희 회장과는 사적으로 잘 모르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두 번 본 사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으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파업 관련해서는 "그런걸 논할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며 입을 닫았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신 이 명예회장을 애도하기 위해 롯데그룹에서도 이인원 부회장과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유족에게 위로를 건넨 뒤 장례식장을 떠나면서 "(이맹희 명예회장은)훌륭한 기업인이고 또 우리 국민들에게 존경 받은 사람이라 아쉽다"고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이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등이 방문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정계 인사들은 화환 등을 통해 애도를 전하기도 했다.

가수 태진아, 이승철, 배우 이정재,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사장 등 연예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현재 상주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빈소를 지키지 못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장손인 선호 씨가 이틀 째 빈소를 지키고 있으며, CJ그룹의 이채욱 대표를 비롯 임직원들이 이 명예회장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