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김병호 행장보다 '리더십'에서 우위충청하나은행 성공적 이끌어 인정받은 '영업통'
  •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후보자 ⓒ 하나금융 제공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후보자 ⓒ 하나금융 제공

    통합 KEB하나은행을 새롭게 이끌 사령탑으로 함영주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이 ‘깜짝’ 발탁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을 제치고 ‘파격 발탁’을 한 것과 관련,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통합은행 이끌어 갈 ‘리더십’ 찾다 보니

    통합은행장은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 2파전 양상으로 여겨졌다. 함 부행장의 이름이 거론되긴 했지만,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힘 있는 ‘다크호스’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결국 통합은행장 단독 후보로 깜짝 발탁됐다.

    발탁된 배경으로는 우선 조직 내부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점이 꼽힌다.

    함 후보자는 충청하나은행(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하나은행이 지난 1998년 ‘충청은행’을 인수한 이래, 충청영업그룹은 실제로는 하나은행과 같은 법인이지만, 다른 회사처럼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을 맡아오면서 남다른 친화력과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이다. 김정태 회장 역시 이 점을 높이 평가해 그를 ‘의리맨’이라고 칭찬하곤 했다,

    반면, 통합은행장으로 유력하게 떠올랐던 김한조 행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수를 잃었다. 외환은행 노조가 사퇴를 요구하며 공식 반대를 하고 나서는 등, 조직 내부를 제대로 추스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김한조 행장의 역할은 기대보다 크지 않았다. 대신 김정태 회장이 직접 나서서 대화를 시도한 것이 결실을 얻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김병호 행장 역시 하나-외환 직원들에게서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 김정태 회장과 마음 맞고 오래 함께 할 ‘파트너’ 찾다 보니

    김정태 회장과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함 후보자와 김 회장은 영업력과 추진력이 비슷해 마음이 잘 맞는 파트너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며 “기준 유력 후보들에 비해 반발도 최소화되니,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이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심복으로도 함 후보자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2018년 3월까지 하나금융을 이끌게 된다. 그 때까지 무사히 이끌기 위해서는 뜻이 맞는 인물과의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 새로 출범할 초대형 은행 ‘덩치값’ 할 인물 찾다 보니

    함 후보자는 개인과 기업영업을 두루 거친 영업통으로 이미 검증을 받은 인물이다. 통합은행의 영업력 회복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끌 리더로 평가받은 것이다.

    통합 KEB하나은행은 총 290조원을 보유하게 돼, 총자산 기준 1위 은행으로 올라선다. 지점 수만 945개, 직원 수는 1만 5717명이다.

    하지만 대출금 규모 면에선 3위, 예수금과 당기순이익 측면에선 각각 2위 수준에 머문다. 고객 수 역시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경쟁은행과 비교해 열세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덩치 값’에 걸맞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서는 ‘영업통’이 절실히 필요했던 셈이다.

    함 내정자는 지난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후 서울은행 수지지점장을 거쳤고 옛 하나은행 통합 후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 가계영업추진부장, 남부지역본부장 등을 맡았다. 지난 2013년부터는 충청영업그룹 대표(부행장)를 맡아 충청지역 대표은행으로 키운 공을 인정받고 있다.

    한편, 유력 후보였던 김병호 행장과 김한조 행장은 그룹 부회장 직을 맡아 각각 국내와 국외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