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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다가온 가운데 기존 은행 고객과는 차별화된 고객기반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먼저 도입된 미국의 사례를 토대로 특색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성복 박사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계간 자본시장리뷰 2015 가을호' 발표 기자 브리핑에서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할 목적으로 미국 인터넷전문은행 38곳의 진입과 퇴출 특징을 분석했다"며 "기존 은행과 차별성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절반 이상이 퇴출되거나 생존하더라도 규모의 경제 달성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이 생존하더라도 설립자 유형이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보다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이와는 달리 기존 고객기반과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이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생존비율이 높고 규모와 범위의 경제 실현에 성공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설립자 유형이 증권, 카드·캐피탈, 자동차·가전 등인 15곳은 각각의 기존고객을 기반으로 차별성 있는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설립자 유형이 증권인 찰스슈워브뱅크(Charles Schwab Bank)와 이트레이드뱅크(E*Trade Bank)를 예시로 들었다. 이들은 투자고객의 현금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설립자 유형이 카드·캐피탈, 자동차·가전, 소매·유통인 인터넷전문은행도 금리탄력성이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존 고객들의 특성에 맞게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구도를 살펴보면 예금시장에서는 상호 경쟁이, 대출시장에서는 시장 분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시장에서 기존 은행과 차별적인 고객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예금시장에서 경쟁할 경우 실패할 것"이라며 "기존 고객기반을 보유하고 차별적인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오버뱅킹(overbanking·은행 점포수 과포화 상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등 가격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을 발표, 연내에 1~2곳에 시범 예비인가를 부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 중에서는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지주사)와 NH투자증권이 각각 다음카카오, 인터파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본인가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