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효과로 2분기 8년來 최대실적 냈지만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 급감채권부문 수익 지속 하락·대외 악재도 불안요인
  • 증시 호조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며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들이 8년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반면 3분기 실적전망은 어두워 업계는 상반기에 보여준 실적 호조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까 우려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35% 급증했다. 8년 만에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위탁매매의 영향이 컸다.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가 늘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해 수수료 수익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테일 비중이 큰 증권사를 중심으로 수수료 수익을 크게 올렸다.


    반면 하반기에도 이같은 증권가의 단체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 들어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있고, 중국증시는 휘청이고 있다. 또 미국이 기준금리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내외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


    당장 거래대금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대외 불안으로 증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자 투자자들의 '눈치보기'도 극심해지고 있는 것.


    지난 2분기에 10조 수준, 7월 들어 11조원이 넘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을 보였던 국내증시의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8조원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지난 2주 동안 증시가 폭락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꺾인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지난달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약세장 속에서도 주식을 수시로 사고팔면서 확대된 시장 변동성에 맞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컸던 코스닥이 8월 들어 연일 폭락하면서 그간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매매하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또 "채권 부문 수익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증권업종의 전체적인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 역시 이같은 상황을 예견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상반기 중 작년의 전체 수익을 올렸지만 하반기 부터는 다시 위기를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집계를 끝내야 나오겠지만 잠정적으로 나온 7~8월 성적으로 회사 전체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며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하반기 증권사들의 실적악화 전망이 이어짐에 따라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기업실적 부진, 미국 금리인상 추진, 해외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리스크가 상존한다"며 "시장충격요인에 따른 증권업계 유동성 및 건전성 위기상황분석(스트레스테스트)을 실시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2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넘긴 5개 증권사들이 3분기에도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증권이 17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위를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1590억원), KDB대우증권(1536억원), 메리츠종금증권(1407억원), NH투자증권(1059억원)등이 분기 영업익 1000억원을 넘겼다.


    특히 삼성증권은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위탁매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르고, KDB대우증권도 30%를 넘는 상황에서 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하반기 실적악화의 위험성에 많이 노출 돼 있다.


    여기에 합병 및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곳도 많아 각사의 사업부문별 비중에 따라 하반기에도 업계 순위 지각변동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