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여섯 번째로 긴 외국인 순매도 추세
  •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17일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외국인들의 '팔자' 주문을 부추기고 있는 것.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지난 5일부터 28일까지 17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펼치고 있다.

     

    17거래일 동안 총 4조1306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이는 역대 여섯 번째로 긴 외국인 순매도 행진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5월까지 최대 10조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6월부터 8월까지 6조90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는 중국발 쇼크가 큰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둔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최근에는 북한의 도발 등으로 남북 긴장 국면이 고조되면서 이탈이 가속화됐다.

     

    물론 외국인은 중국발 위기가 심화된 6월 이후 국내뿐 아니라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에서도 자금을 빼갔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해소와 수급 변화가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매수세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9월 후반부로 갈수록 중국과 미국발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하면서 외국인 자금유출을 가속화시킨 신흥국 통화가치 약세가 진정될 것"이라며 "매도 일변도의 외국인의 태도에도 다소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외국인 최장 순매도 기간은 33거래일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고조되던 2008년 6월9일부터 7월23일까지 외국인은 연속 '팔자' 행진을 보이며 국내 증시에 큰 충격을 줬다. 

     

    이외에도 2009년 2월10일~3월4일 리먼 브러더스 파산 때, 2012년 5월 2일~25일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남북관계 경색 때에도 팔자 주문이 이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