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7조6800억에 홈플러스 인수…국내유통 빅3 구도 형성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이번 계약에 의해 바뀌는 것은 주주일 뿐" 단언

유통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홈플러스 인수전(戰)에서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승리의 깃발을 흔들었다. 이번 홈플러스 인수로 MBK는 홈플러스의 고질적인 노사 갈등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홈플러스에 발생 가능한 문제 등 다양한 숙제를 떠안게 됐다.

지난 7일 MBK는 홍콩에서 영국 테스코와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 42억4000만 파운드, 한화 7조 2000억 원에 홈플러스 지분 100%(5조8000억 원)가 영국 테스코에서 토종 사모펀드의 손에 들어가면서 진짜 '국내' 유통업체 3강 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승계 조건은 지분 100%를 매입하는 42억 4000만 파운드의 매입금액과 차입금 1조 4000억 원으로 산정됐다.

지난 1999년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의 손으로 넘어갔으나, 이후 16년 만에 홈플러스가 다시 한국 기업으로 돌아오게 됐다.

영국 테스코는 인수직후 당시 점포 2개로 영향력이 극히 미미했던 홈플러스를 대형마트 업계 2위로 성장시키며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이로써 현재 홈플러스는 140개 대형마트, 375개 슈퍼마켓, 327개 편의점, 홈플러스 베이커리, 물류센터, 아카데미, 홈플러스 e파란재단 등으로 몸집이 커졌다.

하지만 장기불황과 영업부진 등으로 테스코가 10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알짜 사업부로 평가받던 한국 홈플러스를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테스코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MBK는 자산 9조5000억 원 규모의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로 알려져 있다. 

MBK는 지난 2013년 웅진코웨이를 약 1조 원에 인수한 후 환경가전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시장가치를 3조 원 수준으로 크게 높인 경험이 있는 회사로, 이번 홈플러스에 어떤 도전적인 투자를 보여줄지도 업계의 관심 대상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조는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했다는 것 자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사모펀드 특성상 결국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기업 분할매각 등을 진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역시 "이번 계약에 의해 바뀌는 것은 주주일 뿐, 1900만 고객, 2000여 협력회사, 7000여 테넌트 임대매장, 2만6000명의 임직원은 바뀌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고 있긴 하나 양측의 이해를 좁히는 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이로써 MBK는 노조와의 갈등 해소 역시 해결 과제 중 하나로 떠안게 됐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국내 기업으로서 자기 주도적인 경영혁신과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다. 그동안의 내수부진, 의무휴업 등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하면서 이끌어왔던 홈플러스를 한국 직원에 의한, 한국 실정에 맞는 '진짜 홈플러스'로 만들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도 사장은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진짜 홈플러스'의 모습을 재창조하면서, 고객과 사회를 위해 혁신과 도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