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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대형 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1조2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을 놓고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놓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과 전망이 분분하고 있다.
우선 대형 IB로 도약하는 데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KB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가 대형금융투자업자로의 도약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KB투자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이사회 전일 종가 기준으로 산정한 1차 발행가액 적용 시 공모예상금액은 1.2조원 수준으로 자기자본은 3.7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전환, 해외 대체투자 및 자기자본투자 확대, 대형 M&A를 밝혔다. 대형금융투자업자로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 또한 미래에셋증권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용감한 도전"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PBR 축소를 배경으로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3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11월 4일 기존 주식을 두 배로 늘리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며 "현재 예정가는 2만7450원이고 모집총액은 1조2000억원이지만 향후 주가하락시 금액은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11월 27일에 기존 주주들에게 30%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최종적으로 주식수는 114백만주가 되는데 이는 현재대비 2.6배가 되는 것이다. 미래에셋은 이번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자본총계가 3조원을 넘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6번째 대형IB의 등장이 점쳐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삼성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당지표가 희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4만원으로 내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자기자본 및 발행주식 수는 각각 48.6%, 100% 증가할 전망"이라며 "현재 자본 2조5000억원은 유상증자 이후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해 NH투자증권, 대우증권에 이어 업계 3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반영하면 미래에셋증권의 2016년 BPS 및 EPS는 각각 25.7%, 28.5% 희석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현재의 시가총액이 1조6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조2000억원의 유증은 매우 큰 규모로 상당 기간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유상증자로 주가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산정을 당분간 유보한다고 밝혔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 관전 포인트는 1조2000억원의 조달 자금을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가다"며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것이라면 대규모 유상증자의 목적이 타당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래에셋증권 주가의 방향성은 대우증권 인수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우증권 인수가능성은 예상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그만큼 미래에셋증권 주가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서 연구원은 "특히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할 경우,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가치 희석화를 만회할 결정적인 대안이 아직 부족하다"며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 여부에 따라 주가수준의 할증이나 할인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이사회를 통해 주주배정방식으로 100% 유상증자 및 30%의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유상증자로 인한 신규 발행 주식 중 14%(615만4205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 86%(3780만4404주)는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된다.
유상증자 이후에는 무상증자가 이어져 기존 주주 및 유상증자 참여 주주 모두에게 총 발행 주식 대비 30%에 해당하는 2637만5165주를 나눠준다. 미래에셋증권은 11월 초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뒤 발행 주식의 30%를 무상증자할 예정이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일은 이달 24일, 구주주 청약일은 11월4∼5일이며 신주 상장일은 11월1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