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57.5명→19대 124명…"과도한 기업인 증인신문은 경영활동 저해…가이드라인 마련해야"
  • ▲ 17일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족 2번째)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17일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족 2번째)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가 국정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실시하는 국정감사(국감)에 소환되는 기업인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과도한 기업인 증인 채택은 경영활동을 저해할 수 있어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원장·권태신)은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정감사의 본질과 남용: 증인신문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19대 국회의 국감 증인 출석 기업인 수는 평균 124명으로 16대 국회 평균 57.5명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전체 일반인 증인수는 16대 국회 평균 190.2명에서 19대 국회 평균 320.3명으로 1.6배 가량 증가해 기업인 소환 빈도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일반인 증인 중 기업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0년 22.2%에서, 지난해 35.2%로 늘었다. 2000년 국감에서 소환된 기업인 증인 수가 일반인 5명 중 1명꼴이었다면, 지난해에는 3명 중 1명꼴로 증가한 셈이다.

     

    특히 경제민주화가 이슈였던 2012년에는 일반인 증인 중 기업인의 비율이 40.2%에 달했다. 출석요구 증인 1인당 평균 소요시간은 지난 2000년 30.6분에서 지난해 17.4분으로 줄었다.


    김수연 한경연 연구원은 "올해 국감에서도 기업인에 대한 무더기 소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증인신문은 활발한 경영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감 증인신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증인채택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며 국정감사 가이드라인 마련을 제안했다.

     

    과다한 안건과 피감기관의 범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일 최대 감사안건 수(피감기관 수), 안건 당 채택 가능한 최대 증인 수, 증인 채택 시 안건관련성, 감사위원별 증인에 대한 최소·최대 기본신문시간이 명시된 가이드라인 제정이 시급하다는 얘기이다.

     

    또 각각의 안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신문 이전 신문요지서 송부와 서면진술서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김 연구원은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국감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제도"라며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대부분 국가에서 의회의 국정조사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정기적으로 국정 전반에 대해 운영되는 국정감사 형태의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1948년 제헌헌법에 국정조사 대신 국감이 도입된 것은 국정조사와 명칭에 혼동이 있어서다"라며 "구조적 모순이 내재돼있는 제도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