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이사회 열어 여승주 한화그룹 부사장 신규이사 선임11월 5일 임시주총 통해 확정, 내년 3월까지 주 대표 견제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 안하무인 격으로 뻣뻣했던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후임을 벌써 선임한 것. 당초 약속했던 대로 내년 3월말까지 임기를 보장하는 대신에 더 이상 돌출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후임을 미리 보내 견제하기로 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부사장)을 신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사 선임은 오는 11월 5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여 부사장의 이사 선임은 내년 3월말 임기가 끝나는 주진형 대표의 후임을 조기에 확정한 조치이다.

     

    그동안 주진형 대표는 그룹 방침에 어긋나는 여러가지 돌출행동을 보임으로써 그룹과의 갈등을 야기했다.

     

    특히 주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그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주 대표는 “저희 회사의 이사회는 누가 시킨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고,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하기 때문에 (한화그룹에서) 해임을 시키려 한다는 것은 과하다”며 “이사회에서 잘 판단해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감에서 공개적으로 그룹의 압력에 이사회가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항명인 셈이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어떤 돌출행동으로 한화그룹과 한화투자증권에 피해를 끼칠지 모른다는 판단에서 조기에 후임을 확정하고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주 대표가 독단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견제 및 경고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은 임시주총 이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서 결정될 사항”이라며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된 여승주 부사장이 주 대표와 공동대표가 될지, 새로운 대표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