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아픔 잊지 말아야""장기적 안목의 채용 이뤄져야"
  • 증권사들의 채용문이 예년에 비해 넓어졌다. 상반기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인력채용을 실시하거나 계획 중인 곳이 늘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오는 23일까지 PB·본사영업·리서치·IT 등 고른 분야에서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대우증권은 대졸신입 60명과 업무직신입 40명을 합쳐 총 1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주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지난해 60명보다 늘어난 100여명을 채용키로 계획한 회사는 지점영업·본사영업·리서치·IT·리스크 관리·재무·기획(동남아해외사업관리)부분에서 인재채용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50여명을 채용했던 삼성증권은 올해 전년대비 규모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주 모집을 마감한 삼성증권에 따르면 정부의 청년채용 확대 방침을 감안해 예년 수준보다 올해 채용규모를 더욱 늘릴 예정이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와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고, 신한금융투자는 이미 올해 초 75명 규모의 채용을 완료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서 투자권유인 폐지 등으로 국정감사에 불려나가 뭇매를 맞았던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3년만에 대졸신입사원 채용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파격적 제안을 내걸었다. 신입 직원의 학자금 대출 잔액을 갚아준다는 방침을 밝힌 것.


    주 사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30명 수준의 대졸 신입 사원을 뽑기로 했다"면서 "인사부에서 일괄 채용 후 배치가 아닌 채용이 필요한 부서의 부서장·과장급·대리급 직원이 모두 채용심사에 참여해 해당 직원의 채용을 결정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입사가 결정된 사람은 학부 학자급 대출 잔액을 4000만원 한도 내에서 원금을 갚아주겠다고 밝혔다. 다만 근속년수가 5년이 넘어야 하며 대리 직급 이하 경력직 입사자에게도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초봉 역시 각 사업부의 재량으로 정해 능력에 따른 성과를 입사 직후부터 시행하는 등 타 증권사 및 기업들에 비해서는 파격적인 조건을 공개적으로 내걸었다.


    다만 이번 증권업계의 채용확대 움직임과 관련해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의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업계 불황이 심화될 당시 증권가는 4000명이 넘는 인원을 내보낸 바 있다. 반면 구조조정 광풍이 불어닥친 직후 증시가 활황세를 타면서 오히려 인력난에 시달리기도 했고,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은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부문에서 압도적인 리테일 부문의 성적을 바탕으로 눈에 띄는 실적개선세를 이뤄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결국 사람이 재산인 만큼 능력을 갖춘 인재발굴이 어느 업종보다 중요한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를 키워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신규채용이 장기간 끊길 경우 직급의 격차가 커지기 때문에 조직의 구성과 관리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성과 역시 부진하게 되기 때문에 시장환경이 어렵더라도 꾸준히 공채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