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주행, 효율적 공간…'도심+아웃도어' 팔방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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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균의 시승기]기아차가 올해 가장 자신하는 모델이 신형 스포티지다. 그동안 축적된 SUV 기술을 집대성한 성장엔진으로 주저없이 꼽는다. 실제 출시 보름만에 7000대 판매를 돌파하며 준중형 SUV 부문 1위에 가쁜히 안착했다.
지난해부터 국산이나 수입차들이 두터운 판매망을 형성한 관련시장에 터보를 얹은 강력해진 R2.0 디젤로 승부수를 띄운 게 적중한 셈이다. 그만큼 20~30대 젊은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형 스포티지는 초기반응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마케팅 타깃 포인트는 명확했다. 소비자들 반응은 스포티지의 편의사양 91%, 고급스러움 84%, 디자인 81% 등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줬다는 게 김창식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의 전언이다.
기존 모델에 비해 신형 스포티지는 첫 인상부터 역동적이다. 남성미가 넘치는 모습에 2.0L 터보 심장의 콤팩트한 차체는 첫 대면부터 운전자를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부터 반응이나 승차감은 차급에 비해 날카롭고 안정적이다.
◇도시형 감성..효율적인 공간활용
신형 스포티지는 힘센 엔진과 터프한 디자인에 온오프로드를 휘젓고 다니는 SUV의 숙명을 그대로 전달한다. 물론 유러피안 스타일의 도시적인 감각은 덤이다.
앞에서 보면 차별화된 유선형 후드 라인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기아차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알리려는 듯 낯설 정도다. 확실히 매끈한 도로 위에서도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후드 끝단에 위치한 헤드램프는 독특한 구성이다. 4구타입 안개등과 3구타입 주간주행등은 화려하다.
실내로 들어가 보면 아담한 차체에 비해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에게 탁트인 시야와 여유로운 공간(전장 4,480mm, 축거는2,670mm로 각각 40mm, 30mm가 늘어남)을 선사한다.
특히 넉넉한 적재 공간도 장점이다. 2열 러기지 보드 적용, 2열 시트 리클라이닝 각도의 획기적 증대(전방 5도, 전/후방 34도) 등을 통해 편의성도 대폭 개선했다. -
◇수입차 넘는 역동적인 주행 거뜬
동력계통은 2리터 디젤과 오는 10월 나올 1.7리터 디젤로 구성된다. 시승한 모델은 고출력 사양의 2리터 디젤엔진으로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를 발휘한다. 제원상 수치는 독일차와 비교할 때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확보했다.
시승코스는 서울~남춘천간 고속도로. 쭉뻗은 고속 구간에서 주행 속도를 높일 수록 차급에 비해 자연스러운 가속을 이끌어낸다. 터보랙 현상을 최소화하고 엔진 응답성을 극대화한 터보차저덕분이다. 신형 스포티지에 장착된 6단 자동변속기는 향상된 변속 응답성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여기에 락업클러치는 연료 소비효율까지 개선했다.
국도 저속 구간에서 신형 스포티지는 낮은 토크(1500rpm) 영역에서 파워를 드러낸다. 토크감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판단이다. 고속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파워와 연비까지 잡았다. 특히 휠 에어커튼, 리어스포일러 에어블레이드 등을 통한 공력성능 개선과 공회전 제한장치(ISG)는 연료 효율을 기대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핸들링은 기아차 브랜드가 그렇듯 급한 커브길을 돌아나갈 때 제법 민첩한 편인데, 운전자의 의도대로 주행 라인을 그려나간다. 전반적인 달리기 성능은 괜찮다. 가속과 감속 페달 모두 초반 반응속도가 날카롭다.
시승한 19인치 휠 기준의 2WD 모델은 복합연비가 13.8km/ℓ(도심 12.8 고속 15.2)다. 고속도로과 국도를 포함한 시승코스에서 고속 평균연비는 16.1km/ℓ와 저속 평균연비는 24.8km/ℓ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0월 출시를 앞둔 1.7 디젤의 연비까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
▲ 신세대 감각의 스마트 시스템
신형 스포티지는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스마트 시스템이 눈에 띈다. 우선 별도의 연결잭 없이 센터페시아 하단 트레이에 휴대폰을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장치인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은 동급 최초다.
또 스마트키 소지 상태에서 별도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테일게이트를 열 수 있는 '스마트 테일게이트', 스마트키 소지 상태에서 차량 1m 이내로 접근하면 아웃사이드 미러가 펴지는 ‘웰컴 시스템’ 등 활동적인 SUV 운전자를 배려한 편의성을 제공한다.
시승을 마치면서 신형 스포티지는 외모만큼 터프한 퍼포먼스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감성적이고 실용적인 차를 사고 싶은 사람에게는 매력덩어리라는 생각이다. 전반적으로 "기아차의 잠재력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