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22일 금감원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주요 인가심사기준 설명회를 찾은 금융업계 관계자들. ⓒ 연합뉴스
    ▲ 지난 22일 금감원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주요 인가심사기준 설명회를 찾은 금융업계 관계자들. ⓒ 연합뉴스

    추석 연휴에도 여전히 바쁜 금융사와 IT회사들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출사표를 던진 금융사 및 IT업체들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 30일과 10월 1일 양일간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동시에 신청이 시작되는 셈이다. 인터넷은행 ‘도전자’들은 마지막 점검 작업을 위해 연휴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위한 심사를 ‘절대평가’로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업신청자들은 연휴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 “신청서 제출일 코 앞… 연휴에도 쉴 틈 없어요”

    인터넷은행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업체는 △카카오 컨소시엄 △인터파크 컨소시엄 △KT 컨소시엄 등이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다음카카오’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표를 바꿔달았다.

    카카오 컨소시엄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인터파크 컨소시엄에는 기업은행·NH투자증권·현대해상·웰컴저축은행, KT 컨소시엄에는 우리은행·현대증권·한화생명 등의 금융사가 참여한다.

    이들 업체들은 연휴도 잊은 채 신청서 제출을 위한 마무리 작업으로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 컨소시엄과 협업하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TFT 담당자들은 모두 추석연휴를 반납하기로 했다”며 “신청이 앞서 막바지 의견을 조율하고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 관계자도 “사업인가에 있어 워낙 준비할 게 많고 까다롭다보니 막바지까지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인터넷은행 TFT 담당자들은 전원 출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컨소시엄 관계자 역시 “신청일이 코앞인데 누군가는 나와서 근무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연휴를 반납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 심사숙고 필요한 어려운 싸움… 신청서 제출 마지막 날 몰릴 듯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일자는 9월 30일과 10월 1일 이틀간이다. 금융권에서는 마지막 날인 10월 1일에 접수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컨소시엄에 합류해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각 컨소시엄 TFT는 보안 유지를 위해 별도의 사무실을 구해 일하는 중이며, 임원들 역시 매일 마라톤 회의를 하는 등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실무자들이 업무를 일찍 마무리한다 하더라도, 임원들이 심사숙고해 결재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9월 30일보다는 10월 1일 신청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컨소시엄 소속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 컨소시엄의 경우, 경쟁사에 비해 업무 진행이 빠르다고 들었다”면서도 “경쟁사와 맞춰 10월 1일에 신청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 경쟁에서 이겨도 ‘낙제점’ 받으면 탈락… 마지막까지 ‘긴장’

    추석연휴를 반납하면서까지 마무리 작업에 신경 쓰고, 이틀에 걸친 접수기간 중 마지막 날에 신청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도전자’들은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사업 신청자들이 일정 이상 수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예비 인가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인터넷전문은행 평가항목과 배점 등 선정 기준을 미리 공개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사업계획 700 △자본금 규모 100점 △주주구성계획 100점 △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및 물적설비 10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점수가 매겨진다.

    사업계획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혁신성 항목 250점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부문 100점 △사업 모델의 안전성 50점 △일자리 창출 등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 기여 50점 △해외 진출 가능성 50점 등의 기준으로 점수가 매겨진다. 나머지 200점은 리스크 대응 방안, 수익 추정의 타당성 및 실현 가능성, 리스크 관리 체계 및 준법감시체제, 소비자 보호체계의 적정성 등을 집중 심사해 부여된다.

    심사 과정은 먼저 금융감독원이 △대주주 결격사유 △경영건전성기준 준수 △영업내용 및 방법의 적정성 등 은행업 진출을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하는 요건에 대해 1차 심사를 한다. 1차 심사에 통과한 신청자는 금감원장이 외부전문가 7인으로 구성한 ‘평가위원회’에서 앞서 소개한 기준에 따라 2차 심사를 받을 자격을 얻게 된다.

    문제는 해당 심사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선정 기준 공개 당시 “심사 결과 적합하다고 인정된 신청자가 없을 경우, 예비인가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컨소시엄 참가 업체들은 심적 부담을 크게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심사는 상대방만 이기면 되는 싸움이 아니다. 상대방을 이기면서도 ‘낙제’점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싸움”이라며 “사업신청자 입장에서는 두 배의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됐다. 연휴 반납은 필연적이지 않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