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악재·부정적 전망 나오는 미래에셋·NH투자證 지분 1% 이상 털어전망 밝은 메리츠종금證·KTB투자證 주식은 바구니에 담아
  • 국민연금이 3분기 증권주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거 팔고, 메리츠종금증권과 KTB투자증권의 주식을 사들였다.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이 증권업종 가운데서도 향후 수익성이 보장되는 종목에 대한 선별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관련 종목들의 주가 추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래에셋증권 보유지분을 지난해 10월13일 기준 7.05%에서 지난달 10일 5.72%로 1.33%포인트 줄였다. 지난 6월 30일 반기보고서 기준으로도 국민연금이 7.05%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공시한 것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최근 3달 동안 미래에셋 주식 44만여주를 매각한 것.


    국민연금은 또 NH투자증권 보유지분은 지난 2월27일 기준 7.7%에서 지난달 17일 기준 6.69%로 1.01%포인트 줄였다고 공시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지난 6월30일 반기보고서 기준으로는 7.70%에서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7월 이후 최근 3개월 사이 282만여주를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기관투자자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에 대한 지분을 3분기 들어 매도한 것은 실제로 이들의 주가하락세가 가파르고, 단기적인 전망 역시 부정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업 활황세가 정점을 찍었을 당시인 지난 4월13일 1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던 NH투자증권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6일 주당 1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 달 전인 지난 9월 8일의 경우 8820원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수익성 개선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전반적인 증권업종의 상황과 유사한 흐름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의 경우 합병 이후 늘어난 자본 규모에 비해 수익성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권가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NH투자증권 주가와 관련 "회사의 연초이후 누적수익률은 -3.0%로 평균 17.3%를 기록한 경쟁사 대비 크게 소외됐다"며 "이는 포스코플랜텍 관련 자산 부실 및 판관비 과다 지출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유상증자 발표에 따라 단기적으로 주가가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 4월16일 5만5940원에 거래를 마쳤던 미래에셋증권의 6일 종가는 2만6650원으로 고점대비 반토막 이하로 주가가 빠졌다.


    지난달 1조2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쏟아졌고, 실제로 주가는 반등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의 목적대로 KDB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7조원 규모의 대형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날 수 있지만 아직 업종 내에서 차별화 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국민연금은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한 보유지분을 늘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지난 7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주가가 하락했지만 8월로 접어들며 자금조달 목적이 투자 가치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8월25일 당초 계획에 못미치는 4142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마무리했지만 미달없이 물량을 100% 소화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상증자 완료를 발표한 직후인 8월 26일 국민연금공단은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한 보유 지분을 기존 7.65%에서 9.06%로 1.41%포인트 늘리며 가능성에 베팅했다.


    이밖에도 국민연금은 지난 9월 15일 기준 KTB투자증권 보유 지분이 5.38%라고 공시하며 KTB투자증권에 대한 보유지분을 5% 이상으로 늘렸다. 국민연금의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공시대상에 KTB증권을 추가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KTB투자증권은 연초이후 누적수익률 50.4%를 기록 중으로, 2위권이 20%대의 누적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타 증권사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 역시 긍정적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회사가 여러가지 투자하고 있는 부분, 특히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으로 200억원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며 "지난 1분기 KTB투자증권의 당기순익이 7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차익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성과를 곧바로 얻을 수 있는 요인들이 나오고 있어 투자대상으로서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증권업종에 대한 비중조절과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기능과 책임감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큰손'의 보유지분 변화는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