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만'의 현지화 전략 시동… JRGG아이돌 마케팅 등 박차

"대한민국에서 주류만 91년을 해왔다. 자부심을 걸고 세계에서도 하이트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 하이트진로 김인규 사장

하이트진로가 한류로 인해 아시아 3대 수출지역으로 급부상 중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치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1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 실적은 55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맥주가 235.2%, 소주가 25.7% 성장했으며, 나라별로는 필리핀이 195만 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 싱가폴은 534%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그동안 교민과 관광객 중심의 한국 주류 소비가 주를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불고 있는 한류의 영향이 한국 주류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키우면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968년 베트남에 소주를 수출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는 당시 베트남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수출이었으며, 1993년 싱가포르에 맥주, 1998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 소주를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은 2011년 이후 6.9%, 41.3%, 30.3%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지역의 경제발전 속도에 따라 향후에도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강현순 상무는 "동남아 시장을 적극 개척해 2011년 대비 2015년 수출금액이 약 346%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 ◇ 동남아시아 '한류 기점' 태국서 시작…
       인근 국가까지 영향력 전파 기대

    하이트는 가장 먼저 태국에서 현지기업과 제휴로 시장 확대를 꾀했다. 

    2011년 태국의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 유통계약을 맺은 후 시음회, UCC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참이슬, 진로24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매년 판매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하이트가 태국 시장을 우선시한 것은 태국은 한류 바람이 동남아 중 가장 먼저 도달한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이기 때문.

    강 상무는 "태국은 유행의 속도가 가장 빠르고, 전세계 도시 중 방콕이 페이스북 사용자가 많을 정도"라며 "2013년부터 태국에서는 현지화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분럿사와 함께 소주카테고리 확립을 위한 홍보와 대형마트, 편의점에 입점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로24는 아직 현지화가 완벽히된 정도는 아니어서 칵테일베이스의 방향으로 판매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9월에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리큐르 '자몽에이슬'이 태국에 첫 수출됐다. 10월부터 현지 음식점 및 주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자몽에이슬에 대한 현지 파트너의 기대도 상당
    하다.

    하이트진로의 파트너사인 분럿그룹 관계자는 "자몽의 상큼함이 소주와 조화를 이룬 맛이 더운 지역인 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조만간 추가 주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뉴하이트'도 올해 연말부터 태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 하이트진로'만'의 현지화 전략은?
       JRGG(진로걸그룹) 아이돌 마케팅 등 시도

    특히 현지화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태국에서는 한류 바람에 힘입어 대중문화를 접목시킨 하이트진로만의 새로운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하이트와 분럿그룹은 '진로'의 이름을 딴 걸그룹 JRGG(JinRo Girl Group)라는 이름의 4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현지인으로만 구성된 JRGG는 데뷔 전임에도 불구하고 팬페이지 개설 2달 만에 팔로워가 5700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며, 진로의 브랜드 인지도가 젊은 층에게 더욱 크게 자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트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JRGG의 영상에 진로 제품을 노출시켜 홍보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세계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베트남도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을 점쳐지며, 하이트진로는 하노이에 2016년 초에 영업소를 개설해 현지시장을 직접 공략, 베트남 영업소는 향후 동남아시아 거점 본부로 삼을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성장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상황에 따라 현지 기업과 제휴를 통한 OEM 생산 등 현지화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 하이트진로 강현순 상무 ⓒ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 강현순 상무 ⓒ하이트진로


  • 이외에도 필리핀에서는 2012년부터 현지 편의점 본사와 계약을 통해 200여 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시켜 현지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인 마닐라 시내 점포에서의 참이슬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에서도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게 틈새시장 공략 및 TV광고
    와 지역축제 참여 등 다양한 홍보채널을 통해 참이슬, 하이트, d 등의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전략을 통해 2017년에는 2015년 대비 약 2배 수준인 20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은 일본, 중국에 이은 3대 수출권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분럿사의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진로24 등 소주를 전국에 판매하고 한국 소주 카테고리를 정착시키고 인근 동남아 국가까지 소주 문화를 전파한다는 방침이다.

    강 상무는 "태국 증류주시장 내 '진로24'는 현재 4위다"라며 "현재 진로를 유통하고 있는 분럿 사는 조만간 진로24를 1위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 사케, 러시아에 보드카가 있듯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류 '소주'가 될 수 있도록 해외시장에 한국의 소주를 정착화시키는 데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