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회장 '품질제일주의' 바탕으로 고객과 소통경영 눈길
K-뷰티 신화 대륙 넘어 뷰티 본고장 유럽까지 진출
선대회장 평전 출간한 서경배 회장의 '남다른 孝心'도 화제
  • ▲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K-뷰티의 주역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외길' 경영이 서성환 선대회장의 평전으로 재탄생됐다. 

아모레퍼시픽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출간(出刊)한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에 대한 평전(評傳) '나는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이다'에서는 지금 꽃피고 있는 K뷰티가 1930년대부터 장기간 기초가 다져진 뿌리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성환 선대회장의 화장품 인생을 놓고 지금의 그룹 총수인 서경배 회장은 평전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1991년의 파업이 태평양 역사상 최대의 위기이자 전환점이었습니다. 자금 사정이 어려웠기에 정말 회사가 망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게 모든 걸 바꿨으니까요. 회장님과 저는 '만약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고민했습니다. 그때 회장님은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을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화장품 외길은 당신의 꿈이고 삶 자체여서 화장품 없는 자신의 인생은 아무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길이 보였고, 할 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룹이 어려움에 처할때 마다 서 회장은 선대 회장의 경영 철학을 되새겼다. 

◇'품질제일주의' 바탕으로 고객과 소통 강화 

서성환 회장이 늘 강조했던 것이 '품질제일주의'였다. 

오늘날 아모레퍼시픽이 국내 최대 화장품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 선대회장의 품질 우선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고 아모레퍼시픽은 말한다.

서 회장은 책을 통해 "1991년 파업으로 회사가 위기에 봉착했을 당시, 아버지와 '만약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지만 그때 아버지는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을 만들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회고했다. 

서 선대회장의 아들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아버지의 집념과 열정을 직접 보고 배웠다.

집념과 열정은 고객과의 관계에서 더욱더 빛을 냈다. 

바로 국내 화장품 최초 방문판매제도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방문판매원을 통해서 고객의 제품 선호경향, 서비스 선호 패턴 그리고 구매성향 등 고객의 니즈 변화를 꾸준히 관찰할 수 있었다. 

고객의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 결과 전 세계 여심을 사로잡은 에어쿠션을 탄생 시켰다. 

경제활동 기회가 늘어나면서 종전보다는 훨씬 바빠진 여성의 행동과 생활패턴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제품개발의 타이밍을 적중시킬 수 있었던 것.

2008년 출시된 쿠션 제품은 지난 한해 동안 전 세계 시장에서 2600만개가 판매됐다. 매출 규모도 9000억원을 웃돌았다.

에어쿠션에서 보듯 아모레퍼시픽은 모든 문제의 답을 고객에게서 찾는다. 

◇中 선양서 경험 쌓은뒤 중심부 공략 

중국 진출정책도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쳤다. 

아모레퍼시픽은 다른 기업들과 달리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중국 시장의 중심부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마케팅 학습장으로 선양을 선택한 것.

중국 외곽지역에서 경험을 쌓은 뒤 중심부로 침투하는 우회전략을 구사했다.

처음에는 동북 3성을 중심으로 백화점 및 전문점에 '아모레'브랜드 제품을 공급하면서 영업력을 강화해 나갔다. 

그런 노력 덕분에 중국 동북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5위권에 올라섰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중심 시장 론칭에 앞서 3년간 철저한 시장조사를 벌였다. 

특히 3500명에 이르는 현지 소비자 조사를 토대로 백화점 채널에 초점을 맞춘 '고급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1993년 선양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17년 만인 2010년부터 중국시장에서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 시장 매출은 전체 해외 매출의 절반을 넘는 4673억원을 달성했다. 

◇K-뷰티 신화 대륙 넘어 뷰티 본고장 유럽까지 진출 

  • ▲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제품의 기술력은 불황도 잊은 채 고공행진을 이어가게끔 만들었다. 

  • 내수 침체로 인해 폭탄세일로 매출액을 맞춰보겠다는 타사 브랜드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자체 법인을 통해 공략 중인 중국 실적 역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글로벌 2위 시장이자 가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적 상승의 주요원인으로 중국시장 진출 성공에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설화수 및 라네즈의 견고한 성장세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지역 뿐만 아니라 미국 지역에서도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라네즈는 히트상품 판매 확대와 백화점, 디지털 채널에서의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하며 질적 성장을 달성했다.

    또 마몽드는 유통 채널 재정비 및 매장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무엇보다도 뷰티의 본고장인 유럽에서까지 에어쿠션 업무협력에 대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소속의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은 쿠션 화장품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아모레퍼시픽과 손을 잡았다. 

    현재 13개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쿠션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쿠션류 제품과 관련해 국내외 143건의 특허 출원, 14건의 특허 등록을 끝마친 상태다.  

    크리스챤 디올과 업무협약 당시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는 "크리스챤 디올과의 업무협약은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아모레퍼시픽은 쿠션 화장품과 같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하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혁신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