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많은 영호남권 후보 몰려...깜깜이 선거 비판 속 막판 '짝짓기'가 변수
  • ▲ 자천타천 출마 예상인사가 6~7명에 달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벌써부터 뜨겁다ⓒ
    ▲ 자천타천 출마 예상인사가 6~7명에 달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벌써부터 뜨겁다ⓒ

     

    ◇ 벌써 뜨겁다...자천타천 6~7명 출마설

    유력 후보들은 모두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4대와 5대 잇따라 출마했던 최덕규 합천 가야농협조합장과 김병원 농협양곡대표이사 등이 일찌감치 뜻을 세웠다. 여기에 최원병 현 회장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이성희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도 출마후보로 거론된다.

    농협개혁을 기치로 내건 정명회 출신 거제 신현농협 지영배 조합장도 출마선언을 한 상태며 농민회 출신 조합장인 김순재 전 창원 동읍농협 조합장도 출마 의지를 밝히고 전국을 돌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9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관악농협 박준식 조합장이 출마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밖에 지역별로 1~2명씩의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 ▲ 권토중래를 꿈꾸는 이들이 잇따라 출마할 것으로 보여 이번 선거 역시 '데자뷔' 선거가 될 전망이다ⓒ뉴데일리 DB
    ▲ 권토중래를 꿈꾸는 이들이 잇따라 출마할 것으로 보여 이번 선거 역시 '데자뷔' 선거가 될 전망이다ⓒ뉴데일리 DB


    ◇ 출마 또 출마...데자뷔 선거

    김병원 대표와 최덕규 조합장은 이번이 세번째 도전이다.

    김 대표는 2007년과 2011년 선거에서 연속 2등에 머물렀다.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3선), NH무역 대표이사를 맡은 경력이 있다. 조합장 7선 관록의 최 조합장 역시 2번 연속 선거에 나왔다가 고배를 마셨다. 특히 2011년 결선투표에서는 현 최원병 회장을 지지하며 선거를 하루 앞두고 전격 사퇴했었다.

    이성희 감사위원장은 3선의 경기 낙생농업협동조합 조합장 출신으로 농협보험최고전략위원회 위원,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운영협의회 위원, 농협중앙회 이사 등을 지냈다. 이번이 첫 도전이지만 역대 선거에 줄곧 관여해 왔다.

    지영배 조합장은 4년 전 최 조합장과 함께 선거에 나섰다가 경남지역 원로 조합장 모임의 설득으로 뜻을 접은 바 있다. 이번에는 "내 차례"라며 최 조합장 등의 양보를 기대한다. 김순재 전 조합장은 3월 조합장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뒤 꾸준히 중앙회장 출마를 준비해 왔다. 박준식 조합장도 선거 때 마다 단골 후보로 이름이 거론된다.

     

  • ▲ 중앙회장 선거를 위해 선거관리본부를 조직한 농협중앙회는 전국 본부별로 엄정한 선거중립을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뉴데일리 DB
    ▲ 중앙회장 선거를 위해 선거관리본부를 조직한 농협중앙회는 전국 본부별로 엄정한 선거중립을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뉴데일리 DB


    ◇ "영남권에 물어보라"

    농협중앙회장 당락의 키는 늘 영남이 쥐고 있었다. 대의원 선거인단 구성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 역대 농협중앙회장은 대부분 영남출신이 차지했다. 3대 정대근 전 회장은 경남 삼랑진농협 조합장 출신이다. 4대와 5대 연임에 성공한 최원병 현 회장도 경주 안강농협 조합장을 10년 넘게 지냈다. 1대 한호선, 2대 원철희 전 회장은 모두 서울 출생이지만 당시 자민련 출신이라는 후광을 입었다.

    현재 291명 대의원 분포는 영남권 32% 호남권 21% 충청 18% 경기 16% 강원 8% 제주 2% 서울 1%대 순이다. 이번에도 양대 표밭인 영남과 호남권에 후보가 몰려 있는 형편으로 선거 막판 지역별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 ▲ 후보 토론회 조차 한번도 열리지 않는 중앙회장 선거는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후보 토론회 조차 한번도 열리지 않는 중앙회장 선거는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후보는 낯설고 정책은 모르고...깜깜이 선거

    조합원들은 내년 1월12일 치러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새로운 비전을 갖고 농협개혁을 선도할 인물이 선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후보들의 면면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선거위탁을 맡은 선관위가 사전선거운동 등을 엄격히 제한하는 데다 선거운동기간 중에도 후보간 토론회 등도 한번도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투표일 2주전 선거공고가 나간뒤 일주일이 지나야 후보 면면을 알 수 있고 4일전 선거공보물과 소형인쇄물을 받아보는게 전부다.

    투표권을 대의원들에게 맡겨놓은 형편에서 '깜깜이 선거', '그들만의 선거'라는 혹평을 듣는 이유다. 직선제 등 농협법 개정이 연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