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과도한 분양가, 시장 위축 가능성 커"
  • ▲ 김포 한강신도시 내 모델하우스.ⓒ뉴데일리경제
    ▲ 김포 한강신도시 내 모델하우스.ⓒ뉴데일리경제


    과거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들어왔던 김포 한강신도시. 지금은 분양시장 호조세와 김포 도시철도 가시화로 호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일부 건설사들이 고분양가 정책을 펼치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3분기 김포한강신도시 평균분양가는 3.3㎡당 1062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해 74만원 상승했다.

    실제 지난 8월 IS동서가 분양한 '한강신도시 에일린의 뜰' 전용84㎡는 기준층 기준 분양가가 3억70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용을 포함하면 3억8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가격에 민감한 수요자들이 외면하면서 한강신도시 에일린의 뜰은 대거 미분양을 기록했다. 현재 아이에스동서는 김포한강신도시 곳곳에서 특별분양 현수막을 설치하고 미분양 털기에 주력하고 있다.

    모델하우스에서는 인근 '래미안한강2차', '한강신도시 롯데캐슬'과 비교해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근 개업공인중개사의 의견은 달랐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근 래미안, 롯데캐슬 시세와 비교하면 저렴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주택 구입 시 아파트 규모, 입지, 브랜드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데 한강신도시 에일린의 뜰은 이들 단지와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 ▲ ⓒ뉴데일리경제
    ▲ ⓒ뉴데일리경제


    단지 위치가 애매하고 소규모여서 시세 차익 실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해당 단지에서는 김포 도시철도 운양역(예정)이 약 1.2㎞ 떨어져 있다. 도보로 역을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에 거리상으로는 초등학교가 가까이 있지만 실제로 입주 자녀들이 통학을 하려면 래미안 단지를 돌아가야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도 낮은 상황이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이에스동서가 래미안과 롯데캐슬 시세를 고려해 분양가를 책정한 것 같다"면서 "분양가가 높은 탓에 현재 계약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일명 '떼분양(조직분양)'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 ▲ 김포 한강신도시 내 모델하우스.ⓒ뉴데일리경제
    ▲ 김포 한강신도시 내 모델하우스.ⓒ뉴데일리경제


    한강신도시 에일린의 뜰 외에 같은 운양지구에서는 지난 5월 KCC건설이 선보인 '한강신도시 2차 스위첸'도 잔여 가구가 남아 있다. 이 단지 전용84㎡ 분양가는 3억500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와 옵션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D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입지에 대한 불리함으로 비슷한 시기에 분양했던 단지보다 계약 속도가 늦다"며 "한강신도시 내 불리한 입지를 고려하면 가격이 애매하다"고 전했다.

    실제 단지가 들어서는 Ac-16블록은 입지가 단점으로 꼽힌다. 김포도시철도가 차로 10분 이상 거리에 있고 주변 상가시설도 부족하다. 

  • ▲ 김포 한강신도시 내 단지 모습.ⓒ뉴데일리경제
    ▲ 김포 한강신도시 내 단지 모습.ⓒ뉴데일리경제


    김포 한강신도시 장점은 서울 전셋값보다 저렴하게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인프라가 확충되고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부동산이 활기를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건설사들은 주택 시장 호조세를 틈타 고분양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이 분양 호황을 맞아 수익성을 높일 기회"라며 "미분양에 대한 리스크는 있지만 건설사들이 쉽사리 분양가를 낮춰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분양시장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어 전략적으로 길게 보고 분양가를 높여 공급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도 "수요자가 지역 내에서 느끼는 분양가 마지노선이 깨지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수요자의 외면을 받으면 미분양이 증가해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