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티 안나게 '끼워넣기'…총선용 예산 집결

  • ▲ 2016년도 새해 예산안 예비심사가 26일까지 국회에서 진행된다. ⓒ 뉴데일리
    ▲ 2016년도 새해 예산안 예비심사가 26일까지 국회에서 진행된다. ⓒ 뉴데일리



19대 국회 마지막 예산안 심사가 오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예산안 논의를 위한 여야 간 창구는 국정 교과서 사업 등에 가로 막힌 상태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의원들의 지역 예산챙기기는 불이 붙었다. 

각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예산안 예비심사 과정부터 신규 예산안을 끼워넣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난 23일 의결한 2016년도 국토교통위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안 예비심사에 따르면 무려 2조4567억원이 증액됐다. 

정부가 국토위에 배정안 원안은 22조2553억원이었는데 예비심사 과정에서 24조712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증액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기존 사업의 규모를 1~5억 규모로 늘리거나 신규 건설공사가 추가된 내용이 가장 많았다. 

국회 국토위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단연 인기 상임위로 손꼽힌다. 도로, 철도 사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유치할 수 있어 지역구에 홍보하기 유리하다. 다른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민원인 쪽지예산이 많이 오가는 상임위이기도 하다. 

내년 도로·철도 사업 중 도로 건설에 배정된 사업은 100건이 넘는다. 이 가운데 20%는 정부 원안에 없던 신규 사업으로 국토위 예비심사 과정에서 추가됐다. 

추가로 늘어난 예산은 수도권과 경북에 상당수 집결됐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에서 진행되는 '청도~밀양2 국도건설 사업'은 당초 4억원에서 6억원 늘어난 10억원이 됐다. 

또 새누리당 김재원(군위·의성·청송) 의원의 지역구 사업도 10억원씩 2개(군위~의성 국도 건설, 고로~우보 국도 건설)가 신규로 포함됐다. 

국토위 위원장인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도 동두천~연천 전철화 사업 예산은 550억원에서 130억원이 늘어난 680억원이 됐다. 

이밖에 기재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영천~경주 복선전철 사업은 목표기간 내 완공을 위해 당초 1160억원에서 840억원이 증액돼 무려 2000억원을 배정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에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으로 30억5000만원이 배정됐다. 

이와 관련해 한 국회 관계자는 "국회 예결특위 심사에서 가려낼 것은 빼고 해야하는데 총선을 앞두곤 여야가 서로 지역 예산이 시급해 제대로된 논의가 될 지 모르겠다"면서 "여야 지도부의 중재가 필요한 때가 반드시 오는데 국정 교과서에 밀려서 뒷전으로 밀릴까 걱정"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