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한계기업 구조조정 정책,은행 중심 구조조정 방식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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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은행들의 체질 개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정책을 펼치고 있어, 그동안 회생 전망이 불투명한 기업 대상의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은 쉽게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최근 시중은행들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한계기업 구조조정' 정책이 은행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지난 달 열린 신한금융그룹 컨퍼런스 콜에서 한 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우리은행이 더 이상 성동조선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은행의 자율적인 움직임이 금융권 전반에 퍼질 가능성이 높은지 질문하기도 했다.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요 금융기관들은 은행 건전성에 위협적임에도 불구하고 회생 전망이 크지 않은 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섰다.워크아웃 중인 부실기업에게도 정부 눈치를 보느라 일단 자금부터 투입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기업 부실이 은행 수익성을 악화시키면서 결국 은행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한계기업 구조조정 정책으로 인해 무조건적 지원은 더 이상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신한금융그룹 재무담당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 봤을 때 (무조건적으로 기업을 지원했던)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기간을 정확하게 명시할 수는 없지만, 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은 과거보다 진전될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 더 빈번하게 행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금융업계에서도 기업 구조조정에 있어 이처럼 은행의 자율성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우조선해양 신규 자금 지원 관련, 하나·KB·우리·신한금융 등 시중은행이 제외되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 부담을 크게 덜었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이철호 한국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서 하나금융 285억원, KB 297억원, 우리은행 137억원, 신한금융지주 240억원 등 시중은행들은 이미 지난 상반기부터 대우조선해양 부실 노출을 반영해 충당금을 적립해왔다"며 "다행히 이번 신규자금 지원 제외로 충당금 환입 가능성이 커진 것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충당금 비용이 늘고 부담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먼저 인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한계기업을 지원하는 부담이 감소하면 대출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간헐적인 기업부실화를 줄여 오히려 미래 충당금 비용이 감소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강도 높게 진행도면 지금보다 은행 주가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