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TV 시장 겨냥 '중국 빅3', 패널 생산 3년 뒤 사실상 한국 앞질러"삼성·LG '양보단 질' 프리미엄 TV 집중… 2012년 이후 생산량 감소세
  • ▲ ⓒ리드 기업설명 자료 캡쳐.
    ▲ ⓒ리드 기업설명 자료 캡쳐.


    중국 TV 제조사들의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능력이 오는 2018년이면 국내기업들을 모두 제칠 전망이다. 선봉장은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깔고 있는 BOE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LCD TV 업체들의 마더글라스(유리기판) 생산능력이 해마다 3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기업들은 지난 2012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기준 3배가 넘게 앞서 있던 중국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져 2018년이면 추월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업체들의 마더글라스 생산량은 9만장 정도였다. 중국은 4만장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국내기업의 생산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그사이 중국은 올해에만 5만장을 찍은 뒤 내년에 7만장, 2017년에 8만장 초반대로 진입하며 우리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LCD 장비업체 '리드(LEDD)'가 최근 조사한 자료(사진)를 보면 중국의 이 같은 상승세는 앞으로 더욱 가파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는 BOE와 COST, Tianma 등 중국 3대 TV 제조사 모두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먼저 중국 최대 TV 제조업체 BOE는 2017년 2월 한 차례 증설 투자를 거친 후 2018년부터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한다. 이 공장에서는 9만장에 달하는 마더글라스가 양산된다. 이를 위해 BOE는 82억달러에 이르는 투자금을 태울 예정이다.

    BOE는 현재 마더글라스 장축 길이를 3.1~3.3M 사이로 결정하기 위해 내부 논의를 벌이고 있다.

    TV 패널은 마더글라스을 잘라 생산한다. 10세대는 60인치대 이상 초대형 TV에 최적화된 마더글라스 크기를 말한다. 국내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8세대는 45인치에서 55인치, 6세대는 30인치대 TV를 생산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우리기업들은 10세대 투자를 꺼리고 있다. 8세대 만으로도 50인치대 대형 TV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BOE는 중국 내 다른 지역 4개 공장을 통해서도 320만장에 이르는 마더글라스를 뽑아낼 예정이다. COST와 Tianma도 비슷한 시기에 100만장 가량을 양산하기 위해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업체들이 이처럼 LCD TV에 드라이브를 거는 까닭은 중국 내수시장이 여전히 대형 LCD TV에 대한 갈증으로 목이 말라하기 때문이다. LCD TV 시장을 어렵게만 여기는 국내기업과는 온도차가 있는 대목이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TV는 30~40인치대다. 이들 TV는 50%대 중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40~50인치대 TV가 5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중국시장에는 여전히 대형 TV 수요가 존재하는 셈이다.

    디스플레이협회 관계자는 "중국은 목표 생산량만 맞추면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에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며 "우리기업들은 생산량보단 프리미엄 제품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렬 리드 대표는 "오는 2018년이 중국 TV 빅3의 패널 생산 숫자가 127만장에 도달하면서 한국을 앞지르게 된다"면서 "다만 삼성과 LG의 현재 기술력에 근접하면 최소 5년의 시간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