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쪽 등원…총선 예산은 OK, 밀린 법안처리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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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이 일주일 만에 등원을 결정하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9일부터 정상가동하게 됐다. 새해 예산안의 최종 증감액을 결정하는 예산안 조정소위 구성도 수일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조정소위는 국회의 각 상임위별 심사를 마친 예산안에 대해 증액, 감액을 결정하는 곳으로 사실상 '예산 실세' 기구로 손꼽힌다. 총선을 앞둔 마지막 예산심사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작은 사업이라도 따내기 위해선 조정소위 입성이 크게 유리하다. 당 지도부는 이미 예산 편성 직후, 상임위 논의 단계에서 적잖은 '안배'가 이뤄진다.

    예결위 소속 의원들이 소위에 들어가기 위해 해마다 지도부를 상대로 각종 로비를 벌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예산소위는 여야 예결위원 50명 중 15명이 여당 8명, 야당 7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당연직으로 김재경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김성태, 안민석 의원)가 포함돼 일반 예결위원 중 여야 각각 6명씩 소위에 들어가게 된다.

    여야는 예산소위 선발의 기준으로 지역안배를 가장 우선에 둘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내 유일한 호남지역 의원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올해 조정소위 합류가 기정사실인 이유다.

    새누리당에서는 예산안조정소위 위원에 물망에 오르는 인물로는 이정현 의원을 비롯해 부산 진갑의 나성린 의원, 인천 서강화을의 안상수 의원 등이 거론된다.

    나 의원은 부산지역 새누리당 의원 간 합의로 예산소위 위원으로 추천됐고, 안 의원은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김무성 대표가 "당선 땐 예산소위에 넣어 인천 발전을 도울 것"이라 약속한 바 있다. 

    이밖에도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김성태 여당 간사와, 이우현 의원(경기 용인)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북 지역에선 박명재 의원(포항 남구울릉)이, 대구에서 서상기 의원(북구을), 충청권에서는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이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수도권에서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동두천),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이, 충청권에서는 박범계 의원(대전서을)이 각각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호남권에서는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 완산을)과 박혜자 의원(광주 서갑)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정치연합의 반쪽짜리 등원으로 19대 국회가 '총선용 예산'만 처리하고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예산안이 처리되는 내달 2일까지 남은 3주동안 물밑에서 지역구를 둘러싼 쪽지예산이 치열하게 오갈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상임위는 '휴업' 상태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8일 회동에서 국회 상임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상 가동에 대해서만 겨우 합의를 보고 다른 민생 법안 처리를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해 법안처리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서비스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등 경제활성화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상임위 차원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이 누리과정 예산을 정기국회를 여는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자체가 온통 관심사는 예산에 쏠린 것"이라며 "새누리당도 경제활성화법안 처리를 못해도 야당 탓을 하면 되니 당장 눈앞의 목적인 지역구 예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