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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체 동국실업이 적자로 허덕이던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ICT(Innovative Components Technologies)를 인수해 알짜 기업으로 키워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인수한지 800일 만의 성과다.
국내기업이 유럽의 부실 업체를 인수해 언어와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흑자기업으로 변화시킨 흔치 않은 사례다.
◇ 코트라 '글로벌 M&A 지원센터'의 첫 성공 사례
동국실업의 이번 사례는 현 정부에서 추진중인 코트라(KOTRA) '글로벌 M&A 지원센터' 의 지원을 통한 첫 성공 케이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국실업은 지난 2013년 8월 29일 코트라의 지원을 통해 ICT를 인수했다. 1930년대부터 설립된 스페인과 체코의 소규모 공장들을 합쳐 2012년 출범한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ICT는 그 해 매출 1억5000만 유로(약 2000억원)에 440만 유로(약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동국실업은 유럽 자동차 부품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과감히 배팅을 결정했다. 이후 코트라와 수입은행 등의 도움을 받아 ICT를 인수했고 회사 이름을 KDK오토모티브(KDK Automotive GmbH)로 변경했다.
◇ 공격적 투자로 흑자전환 성공
KDK오토모티브로 거듭난 2013년에는 단번에 3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흑자가 68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흑자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성공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동국실업의 포용력과 과감한 투자가 꼽힌다.
먼저, 동국실업은 KDK오토모티브 인수 후 1200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과의 이질적인 문화 및 환경의 차이를 극복 기업문화통합(Post-Merger Integration) 시스템을 운영했다. 'We are on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로 그들을 포용하는데 앞장섰다.
동국실업의 모체 갑을상사그룹 관계자는 "인수 초기 현지 직원들의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려 노력했다"라며 "또 동국실업 직원들이 공장에 상주하며 한국인 특유의 근면함과 끈끈함으로 1200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과 성공적으로 융합했다"고 전했다.
동국실업의 과감한 투자도 큰 역할을 했다. 동국실업은 KDK오토모티브의 경쟁력 있는 사출성형 기술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통한 잠재적인 성공을 확신하며 지금까지 300억원의 투자와 향후 200억원 정도의 추가 투자 계획과 함께 본사의 핵심 인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현재 본격 가동중인 KDK오토모티브는 생산제품의 90%를 유럽의 유명 자동차 회사인 아우디, 다임러벤츠, BMW, 폭스바겐, GM유럽 등에 향후 6년간 안정적인 납품 주문을 받은 상태다.
스페인 보르하 공장의 경우, 내년 도장라인이 완공되면 이미 수주한 물량 만으로 현재 약 350 억원의 매출이 약 2배 가량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체코 타호프 공장의 경우, 작년부터 올해에 걸친 증설투자로 기존의 높은 수익성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인수 첫해인 201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연속 5백만유로(65억) 이상 순이익을 달성, 안정적인 공장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 2016년부터 연 수익 대폭 상승 전망
KDK 오토모티브는 2012년 60억원 적자기업에서 정상화 작업 후 2013년 36억원, 2014년 68억원의 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도 지난해 수준에 육박하는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2000억원대의 매출은 내년부터 2200억원, 2017년에는 2500억원, 2018년부터 3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근활 동국실업 대표이사는 "KDK오토모티브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유럽에 안정적인 자동차 부품의 납품 거점과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라며 "이번 성공을 통해 동국실업은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로 인정받고 있으며 선진화된 기술을 도입해 국내 OEM에 신기술 접목을 하면서 앞으로 해외 매출을 꾸준히 늘려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