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 반감 억제·친화력·실무형 리더십 호소
  • ▲ 강호인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 강호인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강호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첫 행보로 '몸 낮추기'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출신 비전문가라는 걱정과 우려의 시각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12일 국토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별도의 취임식을 열지 않고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강 장관은 취임식 대신 직접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눌 계획이다.

    강 장관은 기재부 차관보에서 제30대 조달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2012년에는 정부대전청사 후생동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했었다.

  • ▲ 강호인 조달청장 취임식.ⓒ조달청
    ▲ 강호인 조달청장 취임식.ⓒ조달청

    일각에선 강 장관이 몸 낮추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장관은 지난달 19일 내정됐을 때부터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지만, 정작 국토부와 관련해선 비전문가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여형구 전 제2차관이 강 장관 내정 발표 닷새 만인 지난달 24일 갑자기 사임하고 후임으로 기재부 출신 인사가 거론되면서 국토부의 '기재부 2중대' 논란이 불거져 부처 분위기가 술렁였다.

    강 장관도 이를 인지하고서 취임식을 생략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12일 공개된 취임사에서 강 장관은 "대한민국의 국토·교통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토부의 모든 업무가 국가 경쟁력과 국민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 직원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직에 대한 여러분의 걱정과 우려를 잘 안다. (저는) 지시를 하러 온 게 아니라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더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도움을 드리러 왔다"고 밝혔다.

    자신에 대해 부처 내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시각을 감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취임사는 강 장관이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이 취임식을 생략하고 대신 사무실을 방문하기로 한 것은 실무형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내부 반발을 억제하고 친화력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이 취임사 말미에 "기재부 근무 시절 밤늦게 퇴근할 때면 늘 볼 수 있었던 과천청사 4동(당시 국토부 입주 건물)의 환한 불빛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과천청사 시절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