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느낌에 활동성 보완한 근무복 최연혜 코레일사장 시상복 의상이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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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붉은 원숭이해를 변곡점으로 삼아 한복 대중화·세계화에 발 벗고 나설 계획이다. 개량 한복, 생활 한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즈니스 한복'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가와 업계 소식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병신년(丙申年)인 2016년 첫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위원인 부처별 장관들이 개량된 비즈니스 한복을 입고 회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복의 일상화를 위한 상징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복은 그동안 전통 한복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고쳐 만든 개량 한복, 한복의 불편함은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감각으로 스타일을 살린 생활 한복으로 변신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한복은 일상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근무복으로 입기에는 여전히 불편한 옷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정부는 신년 첫 국무회의를 통해 비즈니스 한복의 가능성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소식통은 한국을 대표하는 한복 디자이너 대여섯 명이 국무위원들의 한복을 나누어 맞춤 제작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제작 기간을 단축하면서도 다양한 시도를 접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로선 지난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부설기관으로 출범한 한복진흥센터에서 이번 기획 행사를 주관할 것이 유력시된다. 문체부는 지난해 한복진흥센터 출범을 계기로 각종 사업을 통해 전통의 계승·발전과 한복의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복진흥센터는 박 대통령의 관심과 한류에 힘입어 설립된 기구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한식 세계화 사업을 주도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박 대통령은 한복 세계화에 관심을 두어 왔다. 지난달 21일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한복 패션쇼와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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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한복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2015 황금마차상' 시상식에서 최연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선보인 한복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최 사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빈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올해 최고의 철도기업상' '올해 최고의 CEO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코레일 등에 따르면 최 사장은 이번 시상식에서 평범한 양장 바지에 주홍색으로 천연염색한 개량 한복을 받쳐 입었다. 자카드 무늬로 짜진 이 옷은 정적인 한복 고유의 이미지를 한껏 살리면서도 옆트임 등을 통해 활동이 편한 양장의 특징을 보완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 한 관계자는 "최 사장이 교통 분야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며 전 세계 교통기구의 대표와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시상식에서 코레일은 물론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별도로 한복을 제작한 것으로 안다"면서 "개량 한복과는 또 다른 느낌이어서 평소 근무복으로 입어도 무방한 스타일이라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한복을 입고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한복 진흥 차원에서 얘기가 나왔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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