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BNK 2대 주주로 밀려
  • ▲ 유상증자가 잇따르면서 3대 지방금융지주사의 최대주주 자리바꿈도 한창이다ⓒ뉴데일리 DB
    ▲ 유상증자가 잇따르면서 3대 지방금융지주사의 최대주주 자리바꿈도 한창이다ⓒ뉴데일리 DB


    # 35년간 BNK금융그룹의 최대주주였던 롯데는 지난 6월 국민연금에 밀려 2대주주로 내려앉았다. BNK금융과 경남은행 간 주식교환으로 지분율이 12.01%로 낮아져 12.45%의 국민연금에 1대 주주 자리를 내줬다. 조만간 실시될 유증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지 주목된다.

    # 지난달 1823억원 규모의 깜짝 유상증자를 실시한 JB금융도 내달 최대주주 자리바꿈 가능성이 높다. 8.39%의 삼양바이오팜 보다 8.43%의 주빌리아시아 지분이 더 높아진다. 특수관계인 지분율까지 포함할 경우 삼양그룹이 9.01%로 여전히 최대주주라는 설명이지만 유증에 참여한 세 PEF의 합은 18.61%가 넘는다. 과점지배구조의 등장여부가 관심사다.

    #수십년간 DGB 금융지주 1대 주주였던 삼성생명은 2012년부터 2년여간 2대주주로 밀렸다가 지난해 다시 최대주주가 됐다. 슬그머니 지분을 늘려왔던 사우디국부펀드가 지분을 매각한 덕분이다. 6월 현재 삼성생명은 6.95%, 사우디펀드는 6%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 ▲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온 지방금융지주들은 앞으로도 적정자본관리를 위해 추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금감원 블로그 캡처
    ▲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온 지방금융지주들은 앞으로도 적정자본관리를 위해 추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금감원 블로그 캡처


    최근 1~2년새 3대 지방금융지주들은 경쟁적으로 M&A에 나서면서 덩치를 키웠다. 사업의 외연을 늘리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다보니 자연스레 '돈'이 필요했다. 1년에 2~3차례씩 해마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 변동이 잇따랐고 1대 주주들의 자리바꿈도 빈번했다.

    여느 기업같으면 최대주주 변경은 폭발적인 이벤트지만 금융권에서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한다. 은행의 전통 대주주 대부분이 단순 재무적 투자자로 경영에 직접적인 관여가 없는데다 당국의 규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은행들은 15%까지 지분을 확보해도 동일인 이슈만 불거지지 않으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조차 받지않다보니 더욱 그랬다.

    하지만 최근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3대 지방금융지주는 저마다 남다른 사연을 안고 있다.

     

  • ▲ 1800억원대의 유증에 성공한 JB금융의 경우 지배구조 변경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JB금융지주 제공
    ▲ 1800억원대의 유증에 성공한 JB금융의 경우 지배구조 변경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JB금융지주 제공


    주빌리 등 외국계 PEF가 최대 지분율을 갖게 될 JB금융이 대표적이다. JB금융은 단순 재무적 투자자(FI)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갸우뚱한 시선이 많다.

    금융권에서는 FI로 보기에는 PEF들이 유상증자 이후 확보하는 지분율이 매우 높고 국부펀드까지 참여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투자자 성격이 더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빌리아시아 8.43%, 싱가포르투자청이 투자한 싱완드홀딩 6.67%, 아시아 얼터너티브즈가 3.51%로 지분율 18.61%에 달하는 점에 주목한다.

    더욱이 이번 딜을 주도한 주빌리아시아가 15%룰을 넘지않게 사전에 쪼개기 배분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크다. 국민연금 등 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않지만 전략적 투자자는 다르다. 실제로 BNP파리바는 신한지주의 2대 주주이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사외이사 1명을 자신들의 몫으로 배분받고 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인 만큼 추진 과정에서 투자에 따른 조건들이 논의됐을 것이라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JB금융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주빌리의 안상균 대표가 삼양그룹과 동향인 경방의 사위인 점을 들어 우호적인 지분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과점주주체제로 바뀐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유상증자 목적 중 하나였던 LIG투자증권 인수실패와 최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프놈펜 상업은행 매각 향배에 따른 주빌리의 대응이 잣대가 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점검을 마칠 계획인 금융당국은 연말께 JB금융의 지분구조를 들여다 보기로 했다.

     

  • ▲ BNK 금융의 1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바뀌었다ⓒBNK 홈페이지 캡처
    ▲ BNK 금융의 1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바뀌었다ⓒBNK 홈페이지 캡처


    사정은 다소 다르지만 BNK금융은 롯데의 자존심 회복이 관심사였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롯데그룹이 '상징성'을 감안해 지역의 대표적인 금융기업인 BNK금융의 최대주주 자리를 놓친 뒤 가만히 손을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또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오래전부터 부산은행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는 점과 국민연금과의 지분율 차이가 1% 이내 인 점을 들어 롯데의 '마음먹기'를 주목했다.

    하지만 롯데사태가 불거지면서 혼란스러워졌다.

    롯데그룹 중에서도 롯데제과가 BNK금융의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제과의 최대주주는 롯데알미늄이고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L제2투자회사'다. 2대주주는 '광윤사'다. 롯데제과 외에는 롯데쇼핑, 롯데장학재단,롯데 순으로 지분율이 많다. 광윤사도 0.74%의 BNK금융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L투자회사'들이 17일 밝힌 BNK의 7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얼마나 참여할 지 궁금하다.

     

  • ▲ 1대 주주가 사우디 펀드에서 삼성생명으로 바뀐 DGB금융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이다ⓒ뉴데일리 DB
    ▲ 1대 주주가 사우디 펀드에서 삼성생명으로 바뀐 DGB금융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이다ⓒ뉴데일리 DB


    DGB금융은 BNK나 JB금융에 비해서는 비교적 잠잠하다.

    지난해 기존 사우디은행의 지분 줄면서 추가 취득없이 1대 주주로 올라선 삼성생명의 지분에 약간의 변동만 있을 뿐이다. 종전 7.25%에서 올 1월 유상증자 주주배정분이 반영되면서 6.95%로 약간 줄었다. 한때 삼성의 이름값과 후계구도 관련 억측이 돌면서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지만 이내 잦아들었다.

    다만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BNK에 밀리면서 몸집 차이가 크게 벌어진데다 JB금융과 경합중인 프놈펜 상업은행 인수 여부에 따라 추가 자본확충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유독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은 점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