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쟁력 중심 인사 단행... "스마트폰-반도체 변화주고, 바이오 등 미래먹거리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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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인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인사 스타일이 공개됐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지 28주년 되는 날 삼성 사장단 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이날 삼성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계열사 매각에 따른 조직개편과 중국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대대적인 인사가 날 것으로 예측도 일부 있었지만 삼성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며 대규모 교체설 잠재웠다.

    하지만 기술력 중심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스마트폰과 반도체부문의 경우 적잖은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대한 이 부회장의 의지가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데다, 당장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계열사 사장단을 대거 갈아치우는 선택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1일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모두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삼성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2~2014년) 사장단 인사 규모는 16~17명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11명으로 크게 축소되긴 했지만 평균 15명 안팎 정도로 이뤄져 왔다.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6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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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칠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으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은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각각 이동한다.

    또 성열우 삼성미래전략실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법무팀장 사장으로, 정현호 삼성미래전략실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사장으로 옮겨간다.

    차문중 삼성전자 고문은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 IM부문 신종균 사장은 유임됐다. 
    다만 신 사장은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경영진에게 물려주고 IM부문 사장 역할에만 전념토록 했다.

    윤부근 소비가전(CE)부문 사장도 겸직하고 있던 생활가전 사업을 내려놓고 CE부문 사장으로 새 먹거리를 찾는 데만 주력하도록 인사가 결정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도 부품(DS) 부문장은 그대로 역임하되 겸직하던 종합기술원장 직함은 반납한다.

    이밖에 전동수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 사장으로, 정유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은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각각 명함을 바꾼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함께 맡고 있던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자리에서 물러난다. 윤주화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도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옮기면서 겸직해왔던 패션부문장 역할을 종료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앞으로 무선사업부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데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고 사장의 경우 기술기획 업무를 시작으로 정보통신부문의 유럽연구소장을 역임한 뒤 무선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특히 갤럭시의 성공신화를 이끌어 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해 갤럭시 S6와 노트5 등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H/W 및 S/W는 물론 KNOX, 삼성페이 등 솔루션&서비스 개발에도 폭넓은 안목과 식견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사장 승진자인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은 종합기술원을 부품과 소재 등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의 메카로 발돋움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반도체에서 LSI개발실장, Flash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 외길을 걸으며 반도체 신화 창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불리고 있다.

    정 사장은 2012년 말 종합기술원 부원장으로 부임해 "기술 경쟁력 확보만이 미래를 담보한다"는 신념 아래 기술 개발에만 전념해왔다. 그동안 OLED Green 인광소재 확보, SUHD TV향 퀀텀닷(QD) 소재 개발,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을 개발한 바 있다.

    고한승 사장은 삼성이 불모지에서 일군 바이오사업을 삼성의 대표 주력사업으로 조기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고 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출신으로 바이오 벤처기업 근무 후 2000년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바이오헬스Lab장 등을 역임하면서 바이오 개발을 이끌었다.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그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지로 초창기 바이오사업 전반을 기획하고 바이오 시밀러 사업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았다.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은 향후 호텔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글로벌 면세 유통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할 목표다. 
    삼성물산 관리, 경영진단팀 출신으로 2002년 호텔신라로 옮겨 신규사업부장, 경영지원실장, 호텔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한 사장은 이번 승진과 함께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도 보임했다.

    2011년 말부터 호텔신라 운영총괄을 맡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 미국 면세기업인 DFASS사 인수를 성사시키는 한편,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등 업적을 쌓았다.

    삼성전자 인사팀장과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삼성종합화학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정유성 사장은 삼성SDS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삼성전자에서의 풍부한 업무경험과 경영안목, 인사부문 전문성 등을 무기로 SDS 내부 인적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ICT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초석을 닦을 구상이다.

    홍원표 사장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보임해 SDS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추진하는 솔루션 사업을 조기 전력화하고 솔루션&서비스 경쟁력이 새로운 부가가치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는 삼성전자 무선사업과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Bell Lab,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 출신으로 2007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로 입사한 후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 Media Solution센터장 등을 역임하면서 모바일 중심의 솔루션 사업에 대한 감각과 식견을 보유하고 있다.

    전동수 사장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위촉됐다. 그는 세트 및 부품 사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H/W 및 S/W는 물론 솔루션 사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의료기기사업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전 사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디지털AV사업부장, 메모리사업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삼성SDS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된 차문중 삼성전자 고문은 미국 시카고대 박사 출신으로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한국개발연구원에서 근무한 후 올해 6월 삼성전자에 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