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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반기문 유엔(UN)사무총장을 만나 제주의 에너지 신산업 정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1) 참석차 파리를 방문한 원 지사는 이날 오전 COP21 UN 컨퍼런스룸에서 반 총장과 면담을 갖고 2030년까지 제주 전력 사용량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신산업 플랫폼 제주 모델'을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미 실증단계를 마친 제주시 행원리 '신재생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에 대해 소개하며 "이러한 제주 모델은 중앙집중적 에너지공급이 어려운 도시와 섬 등 전세계 2500여 지역에 적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도 남북협력기금이나 공적개발원조(ODA) 자금 지원을 통해 제주 모델을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원 지사는 또 "중앙집중식이 아닌 분산형, 자립형에너지 그리고 지속가능하고 평화적인 에너지를 북한과 공유할 수 있도록 교류와 지원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동북아 에너지 개발과 협력에 매우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며 "개발도상국의 에너지난 해결에도 역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의 경우 인구 12억명 가운데 3억명이 전기 없이 살고 있다. 에너지 복지 차원에서 앞으로 북한은 물론 인도, 인도네시아 같은 개도국 등에도 제주모델 적용을 넓혀가야 한다"며 "반 총장께서 개도국에 대한 ODA 등 UN의 개발 어젠다 결정에 있어 제주 사례가 적용 가능하도록 국제사회에서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외에도 원 지사는 "내년 5월 예정된 제주평화포럼에 에너지 안보 등과 관련해 전반적인 세션을 마련 중"이라며 "2009년 기조연설에 직접 나섰던 제주평화포럼에 반 총장께서 다시 참석해달라"고 주문했다.
반 총장은 이에 대해 "기후변화대응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카본프리아일랜드'(탄소없는 섬), 글로벌에코플랫폼으로 가고 있는 제주의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원 지사가 좋은 아이디어를 실제 집행해나가는 것이 제주도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며 "제주가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 기후변화대응의 모범 사례가 되고 대한민국의 선두에 나서달라. 훌륭히 이끌어가시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반 총장께서 그동안 국내 정치인들과 거리를 둬왔다는 점에서 원 지사와의 이번 면담은 특별하다"며 "원 지사가 COP21 세션 발표자로 나선 데다 이 분야에 있어 지방정부로서 제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 회의 전체에 공유돼 반 총장께서 이를 격려하고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다져가겠다는 의미에서 마련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