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측 겨울의류 이월상품 집중 판매가 주 요인상품 겹치는 아울렛, 매출 '뚝'··· '성장 둔화'로 이어지나
  • ▲ 현대 김포 아울렛. ⓒ뉴데일리DB
    ▲ 현대 김포 아울렛. ⓒ뉴데일리DB

     

    올해 상반기 메르스 등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백화점들이 잦은 할인 행사를 치르는 바람에 아울렛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행사 시마다 이월상품 물량 규모가 확대하고 할인율까지 높아지면서 상품이 겹치는 아울렛의 실적 하락폭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여주·파주·부산 등 도심 외곽지역에 점포를 출점한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0.6% 떨어졌다. 3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롯데아울렛의 매출신장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아울렛의 1분기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9%에 달했으나 2분기 들어 5.3%로 감소했고 3분기에도 0.2% 하락했다.

    백화점들이 아웃도어를 비롯해 패딩·모피 등 겨울의류의 이월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면서 이 같은 피해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아울렛과 비슷한 가격대의 겨울시즌 이월상품이 백화점 안에서 대거로 판매되면서 아울렛 쇼핑을 계획하던 소비자들은 굳이 차를 몰고 외곽지역까지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올해 아우터의 이월상품 물량 규모를 20% 이상 늘렸고, 롯데와 신세계백화점 등도 이월상품의 할인율을 80%까지 높여 판매하며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부추겼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아울렛이 과연 지속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같은 오프라인유통업체로서 가격이 저렴하고 백화점보다 볼거리가 많다는 건 장점이지만 백화점과 경쟁하기에는 보다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울렛들은 아웃몰 형태로 이뤄져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받아 상시 쾌적하게 쇼핑을 즐기기 어렵다. 또 구매목적이 분명하지 않고서는 외곽으로 쇼핑을 나갈 기회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백화점의 '아울렛'화가 지속화되면 아울렛측에서 프로모션을 다양화 해도 '백화점 쇼핑'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하지만 업계는 백화점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들의 신상품 소진율이 점차 하락세를 띠고 있어 백화점의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달만 해도 블랙프아이데이·K세일데이 등으로 '떨이'행사를 연이어 펼치면서 아울렛이 백화점과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며 "백화점측에선 단기간의 매출에는 상승효과를 보겠지만 서로의 영역이 파괴돼 장기적으론 유통 건강을 해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