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주택거래량은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반면 내년은 금융 악재가 예고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 1분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주택거래량은 110만6000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했다. 11월 한 달간 거래도 9만7813건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7.4% 늘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 주택거래는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거래량이 감소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택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재개발이 몰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의 매매전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에는 재건축 사업에 따른 대규모 멸실이 예정돼 주변 지역의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 또 저금리에 따른 월세화로 전세대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어 매매전환 수요는 여전할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도 "수도권 실거주를 목적으로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면서 "내년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있어 봄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가계대출 규제 본격 시행…주택 매매심리 위축

    국내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주거비 부담 확대로 소비저하요인이 개선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아파트 매매시장의 상승폭 확대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3.1% 상승했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 각각 3.8%  올랐다. 내년은 3.5%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도시와 재건축·사업이 몰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방은 공공기간 이전이 마무리 되면서 가격 상승요인이 감소해 상승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시장 전망이 어둡지만, 과거 IMF 금융위기 시절의 80만건 수준까지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내년은 금리인상, 공급 과잉 논란 등이 주택 거래량 감소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특히 가계 대출 규제정책은 거래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 14일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수도권은 내년 2월 1일, 비수도권은 내년 5월 2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공개한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은 내년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은행권에서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가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이에 내년 매매시장은 대출규제가 본격 시행되는 1분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내년 1분기 대출규제가 시행되면 심리적인 충격에 따라 이후 전망이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 예고…"대출 이자 부담 늘어날 것"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국내도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높다. 결국 수요자들이 대출을 피하게 돼 매매 전환 분위기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대출 이자율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금리 변동에 따라 매매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결국 자신의 상환 수준에 맞는 대출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대출 규제 등 정부 정책 방향을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여 아파트 매수세가 한풀 꺾인 지역도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1년 만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부동산시장이 겨울 비수기에 접어든 것이 직접적인 요인"이라면서도 "내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면서 수요자들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