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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타이어 업계는 크고 작은 이슈들로 몸살을 앓으며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연속이었다.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 사태로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에 비상이 걸렸고, 금호타이어는 노사갈등이 깊어져 매출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틈을 타고 넥센타이어는 소리없이 상승하며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업계를 뜨겁게 달군 '2015 타이어' 주요 뉴스를 점검해봤다.
◆ 한국타이어, 폭스바겐 사태 여파에 촉각…현재까지 별다른 피해 감지되지 않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태가 국내 타이어 업계를 뒤흔들었다. 지난 9월 말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측정시에만 정화장치가 동작하고 일반 주행중에는 정화장치가 동작하지 않도록 조작된 소프트웨어를 디젤차에 심어두는 꼼수를 부리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적발됐다. 이후 폭스바겐 보이콧 기류에 폭스바겐에 OE 공급을 하는 국내 타이어업계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금호·넥센과 달리 폭스바겐에 공급하는 OE 판매량이 현대·기아차에 이어 두번째로 많아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기준으로 29% 해당하는 1000만여개를 공급하고 있으며 배기가스 논란에 휩싸인 파사트, 티구안, 골프 차종에 OE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현재까진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피해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10월 판매량이 900여대로 떨어졌던 폭스바겐이 11월들어 4517대로 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폭스바겐 사태의 후폭풍은 없었다.
◆ 금호타이어, 노사갈등으로 5년 6개월만에 적자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도 타이어 업계를 뒤흔든 올해의 뉴스로 꼽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일시금 지급 규모를 상향조정하라는 요구와 함께, 지난 8월11일부터 총 39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사측은 이에 맞서 16일간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이후 지난 9월20일 노조는 신임 집행부 선출을 위해 파업을 유보하고 그동안 사측과 단체교섭을 벌였으나 현재까지도 쟁점사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일시금 300만원+알파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1인당 300만원에서 더 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 양측은 이번 장기간 파업으로 인해 모두 큰 피해를 입었다. 공장 가동률이 58% 수준으로 하락했고, 회사가 입은 매출 손실액은 1500억원에 이른다. 파업 참여 조합원들도 무노동 무임금 적용에 따라 1인당 평균 임금손실액이 420만원을 넘어섰다.
장기 파업 영향으로 5년 6개월만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3분기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전인 2009년 4분기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금호타이어 노사간 협상은 연내 타결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협상에 진전이 없자 오는 17~18일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부분 파업 이후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투쟁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 '만년 꼴찌' 넥센타이어의 질주···북미 시장 훈풍타고 신바람
'꼴찌의 반란'도 타이어 업계에서 화제로 꼽힌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글로벌 불황 속에서 나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넥센타이어가 국내 타이어업계에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올 3분기 업계 1~2위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하락한 것과는 달리 넥센타이어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는 영업이익 557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 금호타이어(553억원)를 앞지르기도 했다.
넥센타이어의 이 같은 선방은 북미 시장의 호재 덕분이다. 현재 북미 시장은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과세 부과로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넥센타이어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북미 매출 비중이 27.5% 높은 반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북미 매출 비중은 20% 초반 수준이다. 이는 넥센타이어의 나홀로 성장이 가능했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업황 부진도 넥센타이어의 나홀로 질주가 가능했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국산 타이어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저가타이어 공세와 타이어 수요 감소 등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중국 매출 비중이 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2.2%에 불과해 중국발(發) 타격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 공장 신·증설 효과로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안으로 중국 중경 및 인도네시아, 헝가리 공장의 증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2016년부터는 미국 테네시 공장의 본격 가동에도 들어간다. 금호타이어도 2016년에 미국 조지아에서 타이어를 양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