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분양가, 집값 조정 가능성 높아강남 재건축·동남권 신도시는 내년도 잘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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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부동산 시장은 분양 물량이 줄고 매매 거래량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단지 모습.ⓒ뉴데일리
올 부동산시장은 발길을 돌렸던 투자자들까지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주택 거래는 늘었고, 치솟은 분양가에도 웃돈이 형성됐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반짝 상승으로 끝날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16년 부동산시장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뉴데일리경제는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재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등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016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설문을 실시했다.
다음은 각 설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응답이다.
◇ 분양
-올해 51만7398가구(예정물량 포함)가 분양돼 지난해 33만854가구보다 크게 증가하고 부산, 대구 등 지방에도 많은 공급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미국발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의 악재로 내년 분양 시장 침체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현일 교수 "한해 분양 시장 수요가 약 40만가구로 추정되는데 올해 50만가구 넘게 공급된 것은 너무 많은 물량입니다. 따라서 내년 분양 물량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부산, 대구 등 광역시들은 지금 수도권만큼 분양 열기가 뜨겁습니다. 지방 분양 시장은 전국 부동산 상황에 따라 움직일 겁니다."
김은진 팀장 "올해 분양이 워낙 많이 됐습니다. 현재 지방 분양 물량은 줄어들고 있고, 미분양이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내년 분양 물량은 줄어들 겁니다. 지방은 올해 공급도 많이 이뤄진 데다 내년 입주 물량도 크게 늘어나서 수도권보다 분양 시장 열기가 빨리 식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 호황인 지역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지방 분양 시장은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겁니다."
심교언 교수 "내년 분양 물량은 올해보다 줄어들겠지만 폭락하진 않을 겁니다. 물론 IMF 위기 정도로 큰 사건이 발생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부동산 조정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수도권 중 어떤 지역에서 분양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반대로 침체 가능성이 큰 지역은 어디입니까?
김덕례 연구위원 "강남 재건축 단지와 동탄, 위례, 광교신도시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동탄신도시는 충청, 세종 쪽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위주로 수요가 있습니다. 광교신도시는 경기도청이 입주하는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입니다. 김포 한강신도시나 파주 운정신도시는 서울 북부지역 전세 수요자들이 이주할 수 있지만 강남 등 중심지와 거리가 멀어 한계가 있습니다."
권일 팀장 "내년에는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분양 물량이 많을 겁니다. 고덕신도시에 삼성 등 대기업이 들어갈 예정이어서 기대 수요가 많습니다. 고덕신도시뿐 아니라 경기 남부지역을 주목할 만합니다."
김규정 연구위원 "서울~세종 고속도로 착공 등 호재가 있는 수도권 동남쪽 신도시에서 분양이 증가할 겁니다. 전체적으로 지역 선호도가 올해와 달라지진 않습니다."
김은진 팀장 "수도권 외곽지역은 고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동탄신도시만 해도 올해 신규 물량이 너무 많았습니다. 수도권에서 입지가 좋은 신규 단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대부분 분양됐습니다. 남은 물량들은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올해 전국 3.3㎡당 평균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어서고 강남에선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이 넘는 단지가 등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고분양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덕례 연구위원 "재건축 단지는 일반 분양 가격이 올라가야 조합원 추가분담금 가격이 낮아집니다.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의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이 넘었다고 해서 이것을 고분양가로 보면 곤란합니다. 전국에는 분양가가 낮은 지역도 많습니다."
권일 팀장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계속 올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강남, 강동, 서초 등에서 재건축이 예정돼 있어 이쪽 물량이 나오면 평균 분양가가 오를 수 있습니다. 결국 내년에도 올해 분양가 수준이 유지될 겁니다."
최현일 교수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어 분양가가 무조건 내려간다고 볼 순 없습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현재의 고분양가 정책을 유지한다면 미분양이 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규정 연구위원 "입지, 상품 등에서 뚜렷한 경쟁력이 없는 사업장은 분양가 조절을 고민할 겁니다. 이런 곳에서 올해처럼 고분양가 정책을 쓴다면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매매
-올해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했지만 내년에는 미국발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많아 올해보다 주택거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동의하십니까? 또 올해보다 집값 상승세가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덕례 연구위원 "내년 주택 거래량은 올해보단 감소하겠지만 IMF 위기 때처럼 폭락하진 않을 겁니다. 올해 거래량이 120만건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 거래량은 약 90만~100만건으로 추정합니다. 집값 상승률도 올해보단 떨어지겠지만 경제 성장률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은 아닐 겁니다."
심교언 교수 "내년 주택거래량은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부동산은 고점일 때 거래량이 많아졌다가 조정 국면에서 조금씩 감소합니다. 집값 상승폭도 이러한 조정 과정에서 줄어들 겁니다."
김규정 연구위원 "내년 거래량과 집값 하락 요인은 무엇보다 대출 규제 정책입니다. 이 정책으로 인해 내년 1분기에 시장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따라 부동산 전망도 달라질 겁니다. 또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 수요자들이 대출을 받기가 힘들어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김은진 팀장 "서울은 전세의 월세전환 등에 따른 매매수요가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량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은 수요 여력이 소진돼 거래량이 올해보다 줄어들 겁니다. 올해 부산, 대구 등 지방이 전국 집값 상승을 주도했는데, 내년에 입주 물량이 증가할 예정이어서 집값 하락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 인상, 대출규제 등도 거래량이나 집값 상승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겁니다."
-올해 연말 들어 강남3구를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크다는 의견이 많지만 부동산 경기 하락의 신호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현일 교수 "일시적 비수기라는 의견과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내년 봄 이사철을 기준으로 시장 추세를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년 4월 총선도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김규정 연구위원 "현재로선 비수기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집값 조정 국면인지 판단하려면 한 분기는 지나야 합니다. 또 현재 실거래가 하락보다 호가 조정이 이뤄지는 지역이 많아 아직 집값 조정이 시작됐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김은진 팀장 "부동산 비수기인 겨울이어서 매매 수요가 적은 것이 집값 하락 요인입니다. 하지만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등으로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측면도 있습니다."
권일 팀장 "겨울 비수기인 것이 크지만, 지금 시장 분위기를 단지 비수기 때문이라고 볼 순 없습니다.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돼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 전세
-서울을 중심으로 전, 월세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어 '전세 대란' 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내년에도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또 전세난으로 반전세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향후 증가 여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덕례 연구위원 "내년 전셋값은 올해만큼은 아니라도 올라갈 겁니다. 이미 전셋값이 충분히 오른 상황이어서 수요자들 입장에선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전셋값을 견디지 못해 서울에서 경기 외곽 쪽으로 수요자들이 이동하는 현상도 계속될 겁니다."
김은진 팀장 "서울은 입주 물량도 내년엔 부족한 데다 재개발, 재건축 이주 등으로 전세 대란이 더 커질 겁니다. 지방은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많이 늘어나 전세난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겁니다"
권일 팀장 "내년이라고 해서 전셋값이 떨어질 상황이 아닙니다.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 상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전세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금리가 지속된다면 반전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규정 연구위원 "서울은 신규 분양보다 재개발, 재건축 등 멸실이 수반되는 정비사업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결국 한꺼번에 이주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전세난은 계속될 겁니다. 다른 지역도 구조적인 전세부족 현상이 만성화된 상황입니다. 한동안 전세 대란은 이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