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4∼40만 가구 분양 예상"강남 고분양가 이어질 것"

  • 올해 주택시장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과 1순위 청약 제도 간소화로 호황을 맞았다. 반면 공급과잉에 따른 여파가 내년으로 이어져 부동산 열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분양시장도 조정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약 52만 가구가 공급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50% 물량이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0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남상우 부동산114 연구원은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과 좋아진 사업환경에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분양에 나섰다"며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 저금리 등 시장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호조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부동산114는 내년 분양물량은 34∼40만 가구로 예상했다. 공급과잉이 우려됨에 따라 내년엔 건설사들이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자들도 '묻지마 청약'이 아닌 선별적으로 분양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지난달 이후부터 조금씩 분양시장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와 같은 전방위적인 1순위 마감행진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별 청약 양극화 가능성 ↑

    내년 수도권과 지방의 지역별 청약 경쟁 양극화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수도권 신규분양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로 수도권 전세난은 이미 예고됐다. 따라서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집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눈을 돌리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입지적 불리함이 있는 물량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도심에서 벗어난 입지는 올해보다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며 "올해 공급과잉과 과열 양상이 나타나면서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많은 물량이 쏟아진 만큼 수요자들도 입지별 관망세가 더욱 뚜렷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김포·파주 등 일부 신도시에선 미분양이 적체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 부동산 열기가 식으면 입지가 불리한 지역은 타격이 심할 것"이라며 "위례·동탄 등도 지나친 고분양가 전략이 나오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 이번 금리 인상이 국내 분양시장에 다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수요자들은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심리적 위축이 예상된다"며 "이자 부담 리스크가 발생해 청약 시장에 대한 관망세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금리 인상 시기에 따라 분양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국내 금리 인상 시기를 예상할 수 없다"면서 "분양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강남 재건축, 高분양가 이어질 것"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분양가 오름세가 이어졌다. 올해 평균 3.3㎡당 분양가격은 988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5% 상승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재건축 사업은 당분간 고분양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강남은 우수한 학군과 교통을 바탕으로 분양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이 넘어서면서 분양가 상승을 부추겼다. 내년에도 이들 지역에선 분양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는 현재의 분양가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에도 개포 주공 등 우수한 입지의 물량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